미스터리 속에 녹아든 인생의 깊은의미... 그리고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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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속에 녹아든 인생의 깊은의미... 그리고 반전

<맛있는 책읽기>

  • 승인 2008-12-16 00:00
  • 신문게재 2008-12-17 11면
  • 김필수 대훈서적 기획실장김필수 대훈서적 기획실장
2008년 한 해를 통틀어 가장 사랑받은 새로운 외국작가를 꼽자면 바로 이 청년이다.

프랑스가 낳은 세계적인 작가 기욤 뮈소. 프랑스 언론에서는 아예 ‘하나의 현상이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미국 작가를 제치고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를 독차지한 기욤 뮈소의 새로운 소설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는 출간 3 주 만에 소설 베스트 8위에 오르면서 그 진가를 확인시키고 있다. 더군다나 이번 소설은 그 동안의 따스한 소재에서 탈피해 긴장감을 주면서 마지막 반전까지 갖춘 소설로 재미를 더하고 있다.

기욤 뮈소는 1
974년 프랑스 앙티브에서 태어났다. 니스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그는 몽펠리에대학원 경제학과에서 석사 과정을 이수한 후 고등학교 교사로 지내며 집필 활동을 시작했다. 2001년 5월 프랑스 문단의 호평 속에 첫 소설 『스키다마링크』를 출간했고, 2003년 두 번째 소설 『완전한 죽음』을 출간하며 프랑스 문단에 일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세 번째 소설 『구해줘(Sauve-moi)』는 프랑스 아마존 87주 연속 1위라는 경이적인 판매 기록을 달성하며 그를 일약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올려놓는다. 네 번째 소설인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는 세계 22여 개국에서 출간되었고, 장기간 베스트셀러에 올라 역시 기욤 뮈소라는 찬사를 받았다. 『사랑하기 때문에』도 베스트셀러 최상단에 랭크되면서 기욤 뮈소 소설은 4연속 베스트셀러 1위, 4연속 1백만 부 판매라는 신기원을 이루었다.

기욤 뮈소의 소설이 연속적으로 밀리언셀러의 금자탑을 쌓자 프랑스 언론은 ‘기욤 뮈소는 하나의 현상이다’라는 수식어를 달아주며 이 젊은 작가가 짧은 시간에 이룬 성과에 놀라움과 찬사를 표시했다. 비주얼한 측면을 강조하는 그의 소설은 영화의 한 컷 한 컷을 연상시키는 서사구조와 영화적 긴장감을 추구하고 있다. 30대 초반의 젊은 작가답게 그의 소설은 영상세대 젊은이들이 가진 감성과 취향, 기호에 절대적으로 부합하며 21세기 소설이 나갈 방향을 제시한다.

21세기 소설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작가 기욤뮈소가 새롭게 펴낸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는 2007년 10월 31일 토요일 맨해튼 아침 7시 59분 57초부터 2007년 11월 1일 일요일 새벽 1시 15분까지 하루만에 일어난 일을 가지고 시,분,초까지 다투면서 상황이 전개되는 소설이다.

주인공 에단 휘태커는 맨해튼에서 가장 잘 나가는 정신과 의사이다.
그는 의과대 공부를 하다가 어느날 문득, 의대를 졸업해도 큰 비전이 없다는 생각에 심리학에 몰두하면서 20년 동안 알고 지내던 모든 인간관계를 청산한다. 절친했던 친구, 만나던 여자친구까지 한번에 버리고 보스톤을 떠나 뉴욕에 정착해 흑인들의 사는 거리에서 정신과를 개원하고 우울증과 약물중독, 관절염으로 고통받는 서민들을 진료하다가 미국 전역에서 가장 유명한 토크쇼 진행자 아들의 우울증을 치료해 주면서 토크쇼에 출연을 시작했고 일약 최고의 스타로 올라선다.

그런 그가 2007년 10월 31일 토요일 아침 7시 59분 57초에 자신의 호화요트에서 잠을 깬 에단의 침대에 한 여자가 누워 있다. 그는 전날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다. 그녀가 누구인지 확인도 하지 않고 출근을 위해 주차장에 가보니 최신형 쿠페 마제라티가 일부 파손돼 있다. 피곤한 몸으로 그날 방송국 인터뷰를 마치고 방송국 PD의 부탁으로 카메라맨을 동행한 채 사무실로 돌아와 보니 한 소녀가 그와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소녀는 그와 상담을 원하지만 에단은 거절하며 다른 정신과의사를 소개시켜주려 한다.

그때 방을 박차고 나간 16살밖에 되지 않은 소녀가 자신의 머리에 권총을 쏘아 자살을 하면서 사태는 혼란 속으로 접어든다. 이 모든 상황이 카메라 맨의 카메라에 담기면서 에단은 졸지에 추악한 정신과 의사로 내몰리고 자신의 성공을 위해 묻어버린 과거로부터 온 인물들이 하나씩 등장하기 시작한다. 한 가지씩 충격적인 사실들이 드러나면서 이야기는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든다.

설정이 재미있고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느낌이 드는 이 소설은 16살의 소녀의 권총 자살 후 에단이 자신의 성공을 위해 이별을 고했던 여자 친구 셀린의 결혼 소식을 전해 듣고 결혼식 바로 직전 셀린을 만나는 장면에서 그 진가를 발휘한다.

셀린은 에단에게 떠난 이유를 설명해 달라고 한다. 하지만 에단은 모두 끝난 얘기라며 더 이상 무슨 얘기를 하냐며 셀린에게 어서 예식장으로 들어갈 것을 권한다.

“모든 게 다 잘못됐어. 당신의 삶은 공허하고 고독할 뿐이야. 당신은 아마 혼자일걸. 친구도 가족도 욕망도 잃어버렸지. 가장 슬픈 건 당신 자신이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치유하기 위해 아무런 변화도 모색하고 있지 않다는 거야.”

에단은 그녀를 향해 손가락 하나를 들어 올리며 스스로를 합리화 하려다가 이내 포기했다. 몇 시간 전 제시라는 아이가 눈 앞에서 자살했다는 이야기를 털어놓으려다가 그것 역시 그만 두었다.

“당신 자신을 돌봐야 해. 에단.”
셀린이 걸음을 옮기며 말했다. 그녀가 몇 미터 정도 걸어가다가 뒤돌아섰다.
“오늘 아침 당신이 방송에서 하는 이야길 들었어. ‘돌이킬 수 없는 지점’에 대한 부분 말이야. 우리 두 사람에게 ‘돌이킬 수 없는 지점’은 지금부터 십분 내에 있게 돼.”

작가가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미덕이라면 아마도 변신에 능해야 한다는 것이리라.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는 미스터리적 요소가 강한 소설이다. 뛰어난 미스터리 기법의 미덕이라면 독자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는 결말일 것이다. 이 소설은 반전의 묘미가 뛰어나다. 완전하게 읽는 사람의 의표를 찌른다. 따라서 읽고 난 다음의 느낌이 유쾌하고 깔끔하다. 참신한 미스터리 기법이 구사되는 가운데 사랑과 야망의 이야기가 녹아들어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에단 휘태커와 셀린, 제시, 지미는 뮈소의 캐릭터 연구가 빛을 발한 결과 색다른 묘미를 주는 인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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