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부활의 원동력은 단연 주전 선수들의 기량 회복이다.
삼성화재는 그동안 공격을 조율하던 세터 최태웅의 날카로운 토스가 사라진데다 주장 석진욱을 비롯 신선호와 이형두 등 주전 대부분이 원인모를 극심한 부진에 빠져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1라운드 5경기를 치르는 동안 현대캐피탈에 개막전 패배의 수모를 당한 뒤 대한항공과 LIG손해보험 등 프로 3팀에게 모두 지며 리그 4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10여년을 이들과 동거동락한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도 LIG손해보험과의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패한 뒤에는 “안 좋을 수는 있다고 생각했지만 상황이 심각하다”며 “선수들이 열심히 하지 않았다면 질책이라도 할텐데 그런 문제가 아니어서 해결책 마련이 쉽지 않다”고 괴로운 심정을 토로했었다.
하지만 삼성화재는 3일만 지난 해 챔피언의 위용을 되찾았다. 여기에는 선수들을 믿고 기다려준 신치용 감독의 지도력이 뒷받침 돼 있다.
신 감독은 부진한 선수들을 질책하는 대신 연습도 거른 채 지난 8일 계룡산 등반을 하며 숨을 고르고 선수들을 독려했다. 선수들을 믿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감독의 이같은 배려에 선수들은 스스로 자신감을 회복, 대한항공과의 2라운드 첫 경기에서 주전선수 대부분이 제역할을 다하며 오랜만에 삼성화재다운 경기를 펼쳤다.
신치용 감독도 “오랜 만에 우리 팀다운 경기다운 경기를 펼쳤다”며 경기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동안 부진의 원인을 나이 탓이라고 분석한 주변의 지적에 마음고생이 심했던 선수들도 오랜만에 웃으며 부활을 다짐했다.
세터 최태웅은 “부진의 해결책을 세대교체에서 찾아야 한다는 지적에 마음이 편치는 않았다”며 “개막전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서 선수단 전체가 혼란스러워했다”고 부진의 원인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선수들 기량이 점점 회복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시우 기자 jab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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