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를 사다가 다듬고, 밤새 소금에 절이는 등 준비과정이 번거롭고 복잡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180도 달라졌다.
김장준비에서 마무리까지 반나절에 끝낼 수 있었다. 이유는 소금에 적당히 절여 판매하는 절임배추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김장철만 되면 괜히 허리가 아파왔는데 올해는 김장을 가뿐하게 마쳤다”며 “가격만 오르지 않는다면 편리한 절임배추를 계속 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절임배추가 올 김장철에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주부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농협에서 판매하는 절임배추는 지난해보다 판매량보다 50% 이상 증가하면서 도시민이 김장을 하는데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농협대전농산물유통센터에 따르면 지난 11월 한 달 동안 전화주문과 매장에서 판매한 절임배추(20㎏)는 모두 1만 8000여 박스다.
한 박스(2만1000원)에 8~9포기가 담겨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절임 상태로 판매된 배추는 14~16만여 포기에 달한다.
지난 2004년부터 절임배추를 판매한 이래 최고치다.
오정동과 노은동 농협농산물공판장 역시 올해 처음 주문을 받아 절임배추 6330박스를 판매했다. 본격적인 김장에 들어간 지난달 말에는 절임배추 생산량이 주문량을 못 따라가 품귀현상을 빚기도 했다.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은 편리함을 추구하는 현대인 성향과 맞았기 때문이다. 배추를 직접 사다가 담글 때 밤새 배추를 소금에 절이고 씻는 과정이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손질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추 우거지 역시 음식물 쓰레기로 처리하기에 양이 많아 주부들이 골머리를 앓곤 했다. 또 최근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으로 직접 김장을 하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절임배추의 인기를 뒷받침했다.
농협농산물유통센터 손대근 영업팀장은 “지난해 하루 600박스 수준에서 올해는 1000박스까지 주문량이 늘었다”며 “아파트에 거주하는 고객을 중심으로 절임배추를 주문이 늘었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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