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연구소는 9일 유성구 문지동 보존과학센터(이하 문화재병원) 완공 1개월만에 준공식을 열었다.
100여명이 참석한 이날 준공식에서 김봉건 문화재연구소장은 문화재 보존과학의 새 역사를 쓰게 됐다고 자축했다.
하지만 문화유산의 과학적 보존과 복원을 위한 연구 및 보존처리를 수행할 목적으로 세워진 문화재 병원의 정상운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정부의 예산 삭
당초 23명의 인원을 갖춘 조직을 증설해 운영키로 했으나 정부의 예산 삭감 방침에 따라 조직 구성 자체가 무효화됐다.
문화재연구소는 결국 기존 문화재 연구소 보존과학 연구실과 복원기술 연구실 2개실 인력 20명을 문화재병원으로 이전, 운영할 계획이다.
이들은 기존 업무를 장소만 바꿔할 뿐이어서 병원 설립으로 인한 기대효과는 전혀 없다.
문화재 병원 개관 시 기존 발굴 조사기관의 보존처리에다 민간 소유의 유물도 함께 보존처리할 계획도 물 건너갔다.
여기에다 건물 운영에 필요한 예산 확보도 이뤄지지 않아 기존 문화재 연구소 경비로 운영할 수 밖에 없어 최악의 경우 운영중단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자 정부의 무분별한 정책을 질책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 연구소장은 “지속적으로 발굴되고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을 복원하고 보존할 문화재 병원의 예산을 삭감해 운영조차 안되게 만든 정부의 잘못이 크다”고 지적하며 “빠른 시일 내에 긴급예산이라도 편성해 조직 및 인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해 문화재 병원이 빈 껍데기만 남지 않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존과학센터는 총사업비 193억이 투입돼 지난 X-ray CT촬영 장비 등 첨단 장비를 갖추고 지난 9월 지상 4층, 지하 1층에 연면적 7788㎡ 규모로 건립됐다. /이시우 기자 jab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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