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초, 고교 입시 전형이 대부분 끝난 중학교 3학년 교실은 어수선하기만하다. 정상적인 수업을 하기가 무척이나 힘이 든다. 6년을 연속해서 3학년을 지도하고 있는데도 수업분위기 조성이 쉽지가 않다. 진학할 학교가 정해지면서 학생들이 저마다 내일의 희망에 부풀어 있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고교 입
▲ 김창수 예산중학교 교사 |
학기 초에 처음 만나 새순이 돋듯 서서히 서로의 마음을 열고, 새순이 무성한 녹음을 이루듯 점차 서로를 알고 이해하면서 생활한 것이 이제는 낙엽 지듯 헤어지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만남과 함께 붙어 다니는 이별인 줄은 알지만 이별이란 것은 아무리 준비하고 연습해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그렇지만 희망과 꿈을 가지고 새로운 다리를 건너는 우리 학생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하면서 나는 또 하나의 이별을 준비해야 한다.
이별 준비에 앞서 먼저 지난 1년을 돌이켜 본다.
우리 학생들을 따뜻하게 안아주고 감싸주었는지, 학력이나 재능 신장에는 게을리 하지 않았는지, 칭찬에 인색하지는 않았는지를 반성해 본다.
즐거웠던 교내 체육대회, 현장 체험학습, 교외 봉사활동 등 교내외 행사장면이 활동사진처럼 떠오르며 모두가 아련한 추억들로 느껴진다.
우리 학급은 30명 남짓한 인원이다. 이 중에는 말썽꾸러기도 있고, 장난꾸러기도, 귀염둥이도, 순둥이도, 눈치쟁이도 있다. 각자 모두가 강한 개성을 지니고 있다. 이런 멋쟁이 남자들에게 들려 줄 마지막 인사말을 만들어 본다. 많지 않은 경험에서 나온 부족한 지혜이지만 우리 학생들이 꼭 명심해 두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얘들아, 세상에서 가장 나쁜 것은 희망없이 사는 것이다. 라는 구절을 읽은 적이 있다.
안데르센의 동화 ‘미운 오리 새끼’에서 ‘미운 오리 새끼’는 백조를 갈망하고 동경하였기에 화려한 ‘백조’가 될 수 있었단다. 우리가 지금은 화려한 ‘백조’는 아닐지라도 ‘미운 오리’처럼 희망을 가지고 노력한다면 ‘백조’로 탄생할 수 있단다. 저마다 빠르고 늦음의 차이는 있겠지만 본질의 차이는 없는 것이란다. 꽃이 다소 일찍 피고, 늦게 피는 것이 무슨 차이가 있겠니? 우리 모두 꿈과 희망을 가지고 화려한 ‘백조’로 비상하자구나.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이 4강 진출을 이뤄낸 것도 결국 온 국민의 간절한 꿈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잖니?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슴속에 품기만 하고 전하지 못했던 이 말을 꼭 해주고 싶구나.
……….
너희들이 있어 선생님은 오늘도 행복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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