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부터 경제적인 갈등과 가족 안에 소외감을 느끼는 한국형 아버지들의 부정을 일깨워준 도서들이 인기를 끌어 ‘아버지 신드롬’으로 이어졌다. 1997년 연간 베스트셀러 2위에 김정현의 <아버지>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겠다.
IMF 당시 ‘아버지’가 출판계의 키워드였다면, 10년 후인 2008년 키워드는 ‘어머니’다. 공지영의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 할 것이다>가정에서 가장 친숙한 ‘엄마’가 해주는 소소한 잔소리 같은 느낌을 전해주고 있다.
최근 발간해 인기를 얻고 있는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는 가정에서 어머니의 부재로 인해 가족 간의 갈등과 해소를 다뤄, 가정 안에서 어머니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한다. 불황기에는 문학작품이 뜬다는 속설이 맞아 들어가고 있다. 이번 불황기에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자식에 대한 사랑이 넘치는 어머니를 다룬 문학작품이 인기를 끌 분위기다.
올해 베스트셀러 종합 1위는 론다 번의 ‘시크릿’이 차지했다.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1위를 기록하기는 87∼88년 1위에 오른 서정윤의 ‘홀로서기’ 이후 20년 만이다. ‘시크릿’은 여성 독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으며, 아동분야에서도 ‘어린이를 위한 시크릿’이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1988년 종합 20위권 안에 7종의 시집이 올라 ‘시의 해’라 볼 수 있다. 감성적인 시와 문예작품들이 주류를 이었다. 1998년대는 따뜻한 이야기와 에세이로 독자들은 책에서 마음의 안식을 찾았다. 외국정서에 맞는 도서들보다 한국정서에 맞는 힘든 역경 속에서도 이겨내는 자수성가형 이야기들로 인해 자기계발에 대한 동기부여가 됐다.
반면 자기계발서의 주류였던 우화형 자기계발서는 올해 들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좀 더 실용적인 형태의 도서들로 변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1998년 출판계는 IMF의 후폭풍으로 베스트셀러 20위권 내에 진입한 번역물의 수가 전년 대비하여 반으로 줄었다. 유가 인상으로 원자재 가격이 폭등했고, 달러화의 인상으로 해외 저작 계약건수가 줄어 번역물이 줄었기 때문이다. 국내 저자들에게는 호재였다. 한국작가들의 문학작품이 선전했고, 카툰에세이라는 장르도 개척했다.
올해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달러화의 인상과 출판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특히 해외 번역물 의 비중이 줄고 있다. 그간 계약 되었던 도서들이 하반기에 출간되어 내년까지는 인기가 이어지겠지만, 내년에는 국내 저자들이 좀 더 새로운 형식과 다양한 시도로 출판의 새로운 장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권은남 기자 sil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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