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완두]융합기술과 통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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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두]융합기술과 통섭

[사이언스칼럼]김완두 한국기계연구원 선임연구본부장

  • 승인 2008-12-08 00:00
  • 신문게재 2008-12-09 21면
  • 김완두 한국기계연구원 선임연구본부장김완두 한국기계연구원 선임연구본부장
요즘 와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와인에 대한 전문 서적은 물론이고 학원까지 등장했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요즘 뜨고 있는 융합기술이라는 키워드와 흡사한 점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의 음주 습관과 웰빙 추세에 비추어 볼 때, 와인 열풍은 일면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와인에 대한 전문지식을 가져야만 한다는 강박 관념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오히려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와인은 와인 자체
▲ 김완두 한국기계연구원 선임연구본부장
▲ 김완두 한국기계연구원 선임연구본부장
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취향대로 또는 자기 중심으로 와인을 즐기면 될 것이다.

최근 과학기술계에 회자되고 있는 융합기술도 마치 융합기술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지 못하면 크게 낙후되고 뒤떨어지며, 강압적이고 인위적으로라도 융합기술을 도출해야 하고 동참해야 하는 분위기로 내몰려 온 것이 현실이다.

지나치게 인위적이고 강압적이 아니면서, 자연스럽게 신기술과 새로운 시장의 수요에 순응하여 융합기술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고 발전되어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2년 전 국내 기관에서 발간한 정책 제언에 의하면 ‘융합기술은 IT, BT, NT의 첨단 신기술 간의 접목을 통해 그동안 넘지 못했던 과학기술적 한계를 극복함으로써, 경제와 사회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오는 기술’로 정의한 바 있다.

미국 NSF에서 2002년부터 추진해온 NBIC 융합기술은 나노기술을 기반으로 바이오-정보-인지과학과의 융합을 통해 특정한 기술 분야를 제시하지 않고 인간 수행 능력 향상을 위한 잠재력을 탐구하고 있다.

이에 영향을 받은 유럽의 CTEKS는 건강, 교육, 정보통신, 환경, 에너지 등 5개 중점 분야와 윤리 등의 사회적 이슈까지 고려한 융합기술 발전전략을 수립해 왔다.

일본은 미국과 유럽보다 융합기술에 대한 관심은 낮으나, 일본만의 강점을 살린 제조기술을 기반으로 한 융합기술의 상용화에 대한 발전전략을 수립하여 왔다.

우리도 우리의 실정에 맞는 우리만의 융합기술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고 발전 전략을 수립하여 기술 혁신과 아울러 신산업 창출에 기여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또 다른 키워드로 Consilience, 즉 통섭이라는 용어가 있다.
미국 하버드 대학의 에드워드윌슨은 생물학을 기반으로 인문사회과학 지식들과의 대통합을 통섭의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2006년 10월 서울대학교 60주년 기념학술 심포지움에서는 ‘서로 다른 요소 또는 이론들이 한데 모여 새로운 단위로의 거듭남’으로 통섭의 개념을 정의할 것에 합의한 바 있다.

에드워드 윌슨은 사회과학의 모든 분야를 생물학이라는 큰 나무줄기에 근거하여 뻗어나간 작은 나무줄기에 비유하고, 자연과학 특히 생물학의 비약적인 발전을 통해 사회과학의 내용들이 생물학의 영역으로 환원될 수 있음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지나친 생물학 중심의 환원주의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가 조심스럽게 제시되고 있으며, 진정한 의미에서의 지식의 대통합을 위해서는 새로운 탄생을 위해 스스로를 벗어 던지고 타 분야와의 물리ㆍ화학적인 화합과 융합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융합이 여러 재료가 혼합되어 있는 비빕밥이라면, 통섭은 발효과정을 거쳐 전혀 새로운 맛이 창출되는 김치나 장에 비유되기도 한다.

아프리카 대평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범람원은 우기에 큰 강으로 변하는 지역을 말하며, 물의 융합과 분기가 끊임없이 일어나며 큰 홍수가 지나면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어지기도 하는 마치 학문적인 통섭의 모습으로 비유되기도 한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신산업 창출과 기술 혁신을 달성하고 우리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다층적인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단순한 통합이나 융합을 넘어선 통섭의 개념이 포함된 새로운 패러다임이 창출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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