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근]대전시립미술관 기획전의 역사 왜곡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최영근]대전시립미술관 기획전의 역사 왜곡

[문화초대석]최영근 한남대 미술대학 교수

  • 승인 2008-12-07 00:00
  • 신문게재 2008-12-08 20면
  • 최영근 한남대 미술대학 교수최영근 한남대 미술대학 교수
얼마 남지 않는 2008년은 대전시립미술관이 개관 10주년을 맞은 해였다. 그만큼 지역미술계는 타 예술영역과는 남다른 의미를 지닌 한해였다. 이에 대전시립미술관 측에서는 2008년의 포문이 열리자마자 대전시립미술관 10주년에 걸맞은 특별행사와 전시를 준비한다며 장황한 계획과 함께 포부와 다짐을 쏟아놓았다.

하지만 시립미술
▲ 최영근 한남대 미술대학 교수
▲ 최영근 한남대 미술대학 교수
관측의 해외 순회전 기획을 위해 지역미술의 뿌리 깊은 전시행사를 추위도 채 가시기전에 서둘러 진행, 마무리해서 지역미술인들에게 뼈아픈 상처를 줬다. 또’대전미술 하나 -그림으로 말하다’전(2008. 8. 14 - 10. 12)은 올 한 해 동안 시립미술관이 개최했던 전시들 중에서 가장 많은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시립미술관장은 전시도록 인사말에서 ’1940년대 이후 현재까지 대전미술의 역사를 정리하고 현재와 미래까지도 조망해 보겠다’고 발힌 기획 전시였던 만큼 기대가 컸었다. 그러나 결과로 드러난 것은 전시계획과 진행에 있어 소홀한 모습과 규모 부풀리기에만 급급했다는 인상뿐이었다. 전시 전반에 걸쳐 일정한 원칙과 기준이 없었다는 것이 그것을 증명한다.

충남·대전 작가의 기준이 불투명했으며 다수의 작가가 누락됐다. 또한 출품 작가들의 시대별 분류에서도 혼선을 보였다. 예를 들면 스승 연령의 작가와 제자뻘의 작가가 동시대의 작가로, 같은 학번의 작가가 80년대와 90년대로 나뉘어 분류되고, 70년대로 분류된 작가가 2008년에 제작한 작품을 출품한데서 오는 당혹감 등은 대전미술의 역사를 정리해 본다는 취지가 무색할 정도였다. 고등학교 졸업전시는 기록되고, 대학졸업전은 누락되어있으며, 특정대학에 관련된 내용은 지나치게 상세히 기록하고 있으나 다른 대학에 관한 내용은 빠져있다.

사소한 수상실적은 기록되고 전국단위 수상내용은 빠져 있으며, 특정 작가에 관한 기록은 수차에 걸쳐 의미부여가 되어있는 등의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기초적 사실에 관한 불성실함과 무심함은 도대체 어떻게 가능했을까! 이렇게 부정확하고 편파적인 자료들이 후대에 역사적 자료로서 근거로 사용된다면 이 지역미술계는 얼마나 혼란스럽게 될 것인가!

시립미술관은 하나의 공적 기관이다. 그곳에서 정리되어 나오는 도록에 실린 글이 지니는 사료적 성격은 곧 일반 시민들에게는 하나의 좌표로 굳어질 수 있는 만큼 중차대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특히 대전미술의 역사를 정리하여 대전미술의 현재와 미래까지 조망해 보겠다는 시립미술관장의 허세보다는 지역미술의 생성사와 의미에 관한 소중한 역사의식을 가지고 꼼꼼하게 자료에 대한 기록이나 내용을 보다 합리적인 분류 기준을 세워 객관적으로 정리해 내는 데에 더 많은 시간과 연구를 기울였어야 한다. 그랬다면 단지 친소(親疎)중심의 기록이나 주관적이고 기준 없는 내용으로 나타났던 기록들은 조금이나마 줄었을 텐데 아쉬움이 크다.

문제는 대전미술계의 원로나 학계를 통해 이러한 내용을 검증하는 절차와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도 않고, 부정확한 자료와 적절하지 않은 내용들을 급조해서 전시회를 꾸리도록 허용한 대전시립미술관장의 안이한 자세이다. 이 엄청난 파장의 결과가 대전미술계에 지속적인 문제점으로 남아있게 된다면 과연 이에 대해 누가 책임져야 할 것인가! 전시개최를 겨우 15일 남기고 작품출품을 의뢰 받았다는 작가가 있었다는 사실은 과연 대전시립미술관이 대전미술계를 보는 진정성이 있기나 한 것인지를 의심케 한다. 공과(功過)를 떠나 ’대전미술 하나-그림으로 말하다’전을 올바르게 되돌아보는 일은 대전미술계의 역사와 현재를 제대로 세우고자 함이다. 사실성도 제대로 정리해내지 못하면서 역사를 정리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찾아가는 마을돌봄서비스 ‘마음아 안녕’ 활동 공유회
  2. "내 아기 배냇저고리 직접 만들어요"
  3. "우리는 아직 청춘이야"-아산시 도고면 주민참여사업 인기
  4. (주)코엠에스. 아산공장 사옥 준공
  5. 아산시인주면-아름다운cc, 나눔문화 협약 체결
  1. (재)천안과학산업진흥원, 2024년 이차전지 제조공정 세미나 개최
  2. 천안문화재단, '한낮의 클래식 산책-클래식 히스토리 콘서트' 개최
  3. 충남 해양과학고 김태린·최가은 요트팀 '전국체전 우승'
  4. 천안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대응 총력
  5. 천안시, 직업소개사업자 정기 교육훈련 실시

헤드라인 뉴스


`15억 원 규모 금융사기`…NH농협은행서 발생

'15억 원 규모 금융사기'…NH농협은행서 발생

NH농협은행에서 15억 원대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NH농협은행은 25일 외부인의 사기에 따른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사고 금액은 15억 2530만 원, 사고 발생 기간은 지난해 3월 7일부터 11월 17일까지다. 손실 금액은 확정되지 않았다. 금융권 등에 따르면 해당 차주는 서울의 한 영업점에서 허위 임대차계약서를 제출하고 부동산담보대출을 과도하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은 이번 사고가 외부인에 의한 사기에 따른 것으로 보고, 수사 결과에 따라 형사 고소나 고발을 추가로 검토할 예정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수사기관..

이장우 대전시장 "유성구 트램으로 더 발전 할 것"
이장우 대전시장 "유성구 트램으로 더 발전 할 것"

이장우 대전시장은 자치구 방문행사로 대전 발전의 핵심 동력인 유성구를 찾아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을 통한 유성 발전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25일 유성구 청소년수련관에서 정용래 유성구청장과 구민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민선 8기 2년간의 성과를 공유하고 자치구 현안과 구민 건의사항에 대한 지원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28년만에 착공을 앞둔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을 설명했다. 이 시장은 "시에서 했던 일들 중 가장 무기력했고 시민들에게 큰 피해를 줬다고 평가받던 도시철도 2호선 사업이 기본계획이 수립된지 28년만인 다음달 말..

충청권 기름값 2주 연속 오름세 `이번주가 가장 싸다`
충청권 기름값 2주 연속 오름세 '이번주가 가장 싸다'

충청권 기름값이 2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특히 다음 달 유류세 인하 폭 축소가 예정되면서 운전자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2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0월 넷째 주(20∼24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직전 주 대비 리터당 1.47원 상승한 1593.06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경유도 0.83원 오른 1422.31원으로 나타났다. 10월 둘째 주부터 2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지만, 상승 폭은 다소 둔화됐다. 대전·세종·충남지역 평균가격 추이도 비슷했다. 이들 3개 지역의 휘발유..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4 전국 어르신 가족사랑 파크골프대회 ‘성료’ 2024 전국 어르신 가족사랑 파크골프대회 ‘성료’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