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경제난에 다른 업종들의 한숨 소리는 커져가는데 지역 종합병원들은 오히려 ‘쾌재’를 부르고 있다.
수도권의 유명 종합병원으로 가는 환자들이 ‘경비 절감’ 차원에서 충남대병원, 건양대 병원, 성모병원, 을지대병원 등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전에는 KTX로 일일 건강검진도 가능해 서울 유명 병원을 찾았으나 검진을 지역 병원에서 하는 환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는 지난 1998년 IMF 구제금융 때와 비슷한 양상이다. 의료계에도 알뜰 환자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4일 지역 종합병원에 따르면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지난달 중순 이후 부터 입원실이 꽉 찰 정도로 대만원을 이루고 있다.
예년 같았으면 방학이 한창인 연말 부터 병실이 찾으나 지금은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병실 구하기가 힘들다. 환자들은 병실료도 줄이려 2인실 보다는 6인실을 선호해 병원 관계자들에게 ‘로비’를 벌이는 진풍경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없는 병실을 만들어 낼 수도 없는 것이어서 병원 측도 난감해 하고 있다.
종합병원 측은 환
대전 지역 내에서도 이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종합병원으로 입원이나 수술이 밀려들자, 중소병원으로 발길을 돌리는 환자들이 늘어 중소병원들도 기대 하지 않았던 반짝 특수를 맞고 있다.
동구의 한 병원은 환자 급감을 크게 염려했으나 입원 환자가 되레 10% 이상 늘었다고 반겼다. 이는 수치로 10%가 늘어난 것이지만 경제난을 감안할 때 병원 경영에 커다란 도움이 된다고 병원 측은 분석하고 있다.
환자수는 급증했지만 병원 비용 절약을 위한 환자들로 매출 증대 효과로 바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게 각 병원측의 설명이다.
예를 들면 건강보험이 적용돼도 50만원 이상 되는 고가의 MRI 대신 단층 촬영(CT)를 선호하고 수술 보다는 약물 치료를 택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지역 병원의 한 관계자는 “지난 1998년 구제 금융 때도 이같은 일이 발생했다”며 “이번 기회에 지역 병원들이 환자들에게 최선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 지역 의료 불신을 해소할 계기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주영 기자 ojy835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