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삼성 피해배상 적극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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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삼성 피해배상 적극 나서야

<서해안 원유유출사고 1년> 1주년 맞는 각계반응

  • 승인 2008-12-04 00:00
  • 신문게재 2008-12-05 4면
  • 김경욱 기자김경욱 기자
서해안 유류유출사고 1년. 아직 끝나지 않은 검은 재앙의 상처가 피해현장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삶의 터전을 지키고 있는 주민들, 피해지역 복구에 참여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본다.

▲이원재(56)서해안유류피해민대책위연합회 회장= 사고 직후 국민의 관심으로 상처입었던 바다는 많은 부분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다. 피해현장에서 값진 땀방울을 흘리신 자원봉사자 여러분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피해민들은 정부로부터 얼마되지 않은 생계비를 받았을 뿐 생계터전을 잃고 피해배상 등 어떤 금전적 보상도 받지 못하고 있다. 정부당국과 정치권에선 피해민들이 입은 손해를 실질적으로 보상할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하고, 국제기금에서 정당하고 합리적으로 피해배상금을 산정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사고를 일으킨 당사자인 삼성중공업, 화주인 현대오일뱅크 회사는 법적인 책임을 포함해 국민들에게 끼친 정신적, 물질적 피해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공무원 유재영씨(37ㆍ서해안유류사고대책지원본부 항구복구지원팀)=사고 초기 나를 맞이한 건 확트인 쪽빛 서해 바다가 아니라 기름으로 얼룩진, 아니 정확히 표현한다면 온통 뒤덮힌 검은 기름 海였다.
이런 최악의 상황에 살을 에는 동장군의 기세와 맞서 끝없이 밀려드는 자원봉사자의 아름다운 모습은 우리국민의 저력과 서해의 기적을 말없이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절망의 검은 기름띠에 맞선 아름다운 인간띠의 승리”

이렇듯 현장에서 노고를 아끼지 않은 해양경찰서 작업팀장과 태안군 행정 CP 공무원, 특히 자원봉사자들의 아름다운 손길은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이제, 서해안은 활기 넘쳤던 옛 모습으로 회복됐다. 주민들도 그날의 검은 악몽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약과 재기의 날갯짓을 하고 있지만, 관광객수가 줄고 수산물 판매가 저조해 지역경제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국민들에게 호소한다. 국민의 발걸음으로 서해안을 되살렸듯이 이곳을 다시 찾아주고 이 지역 수산물을 구매해 주실 것을 말이다.

▲어민 전상덕씨(42ㆍ태안군 태안읍)= 유류유출사고로 주민들은 많은 것을 잃었다.아끼던 고향의 앞바다를 잃었고, 정겹던 이웃을 잃었고 정부와 삼성의 신뢰를 잃었다. 우리는 더도 덜도 말고 피해가 난 그만큼만의 피해배상을 받고싶다. 법적으로 책임이 있는 자들은 처벌을 받아야 한다.

피해민들은 쌀 팔 돈을 모아 피해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손해사정업체를 선정하고,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하고 있으나 이제 힘에 부쳐 하나둘 지쳐가고 , 고사직전에 있다.

우리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정부가 피해배상 문제에 적극 개입해달라는 것이다. 삼성은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배상을 조건없이 이행해야 한다.

연말연시가 다가오면서 피해민들 가슴 속엔 작은 희망의 모닥불을 피워줄 정부를 기다리고, 언론을 기다리고, 국민의 온정을 기다릴 뿐이다.

▲자영업자 김혜란 씨(43ㆍ 태안군 태안읍)= 태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경제수단은 바다와 이를 통한 관광이다. 하지만 유류유출사고 후 어민들은 물론 태안 지역경제 대부분이 무너졌다. 직접 운영하는 자동차 A/S센터 역시 관광객들의 급감이 그대로 침체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번 사고의 가해자인 삼성은 아직도 재판에 불복하는 등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도 태안 지역을 활성화시키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많은 주민이 대출을 한 상태에서 또 다시 대출을 갚기 위한 대출을 하고 있는 악 순환이 이어져, 정말 올 겨울을 넘기기도 힘든 상황이 될 지도 모른다.

▲상인 문승일씨(42ㆍ태안군 남면 몽산포횟집)=횟집을 개업한 지 16년 째인데 이번처럼 힘든 경우가 없었다. 물론 자원봉사자들을 비롯해 성원해주신 국민들과 기업체와 관공서의 끊임없는 지원엔 감사드린다.

하지만 현재 태안군은 긴 침체에서 벗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작년 사고 직전까지 꽉 찼던 예약률이 현재는 제로 상태에 가깝다고 보면 된다.

더욱이 우리가 답답한 건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가 없다는 것이다.
삼성은 재판결과만을 바라보고 있는데 삼성이 도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본다. 정부 역시 이제는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할 때다.

▲자원봉사자 김미경씨(32ㆍ 제주도 제주시 삼양2동)=항상 제주도의 푸른 바다를 봐 왔던 나에게 전파로 전해지는 서해안의 소식은 이미 남의 일이 아니었다. 멀다면 멀고 가깝다면 가까운 거리였지만, 지난해 연말과 올해 설날 연휴를 맞아 서해안을 찾았다.피해현장에 도착해 얼마 되지도 않아 머리가 아프고 속이 울렁거렸다. 방송에서 접한 것보다 더 끔찍하고 심각한 상황에 가슴 역시 저려왔다.

그러나 아직 피해보상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기사를 접할 때면 아직도 피해의 많은 부분을 고스란히 담고 살아가는 주민들이 걱정이 된다.부디 주민분들이 건강해지고 생계난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김경욱 기자 dearw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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