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작가전’은 매년 예술에 대한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대전 미술의 미래가 되어줄 젊은 작가를 선정, 소개하는 전시로 올해는 권영성, 권인숙, 구인성, 김인, 박경범, 박상조, 박은미, 여상희, 오윤석, 홍원석 등 10명의 젊은 작가들이 뽑혔다. 전시 시작에 앞서 예술에 대한 순수한 열망으로 현재를 살아가며 미래를 그려나가는 그들을 매주 한명씩 만나본다. <편집자 주>
10명의 선정작
우선, 작가 소개에 앞서 짚고 넘어갈 점이 있다. 흔히 작가를 소개할 때 이름 앞에 서양화가 또는 판화가, 동양화가 누구라는 등 작가가 주로 표현해 내는 장르를 붙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박은미 작가는 자신을 조형예술가라는 틀에 가두기를 꺼려했다.
박 작가는 독일 유학 당시를 떠올리며 “독일에서는 우리 교육체계와 달리 대학에서 회화과 조소과 등의 구별이 없다. 학생들은 자유미술과라는 통합된 시스템에서 그리고 사진 찍고 조각하며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것을 끄집어 낸다”고 설명했다. 사진을 찍는다고 사진가라고 하거나 조각을 한다고 조각가로 불리지 않고 예술가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이는 앞으로 소개될 청년작가 모두에게 해당될 듯 하다. 이들은 자신을 실험하고 도전하며 창조해 나갈 무궁한 가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박은미는 앞서 잠깐 언급했듯 독일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다.
박 작가는 1992년 배재대학교를 졸업한 뒤 독일 유학에 나섰다. 1년 동안의 적응기를 거쳐 1993년 독일 브라운슈바익 국립조형예술대학교에 입학했다. 졸업 시에는 최우수 졸업생으로 선정돼 자동차 회사 폭스바겐으로부터 후원을 받아 작업실과 전시기회를 제공받는 혜택을 누리기도 했다.
박 작가는 “평
▲ 천일의 기억들 |
박 작가는 이후 무심코 지나친 일상 속에서 문제 의식을 발견하게 됐다.
그 가운데 주된 관심을 갖게된 소재가 총과 사진(film)이다. 사실 우리는 하루에도 몇번씩 총을 접한다. 다행이 우리나라에서는 총기류 소지가 금지돼 있지만 그럼에도 여러 미디어 매체를 통해서 총을 만난다. 그러면서 자연히 총이 가진 속성에 대한 두려움은 무뎌졌다.
또, 중요하고 소중한 시간을 간직하기 위해 찍는 사진은 매우 유용하게 활용된다. 당시의 상황을 기억해 낼 수 있는 도구로 개인과 사진 속 주인공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자료다. 하지만 이 필름은 무한 복제가 가능하다. 때문에 누군가에게 소중한 추억(사진)은 종종 무의미하게 버려져 쓰레기 더미 속에 묻히고 만다.
박 작가는 “브루스 윌리스가 주연한 영화 ‘다이하드’에서 118분 동안에 264명의 사람이 죽는다. 하지만 내가 그 영화에 대해 기억하는 것은 264명이 죽는 동안에 나는 한 봉지의 커다란 팝콘을 먹었다는 사실이다. 264명의 죽음과 한 봉지의 팝콘! 아무런 연관관계를 지니지 못하는 이런 것들이 오늘날 우리의 일상적 경험 중의 하나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나는 이러한 사실들을 바라보고, 주시하고 그것들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도 필름을 이용한 별 작품과 총을 다룬 회화작품 등이 관객들을 만나게 된다.
마지막으로 박은미 작가는 “청년작가에 선정돼 작품을 계속해 내갈 수 있는 힘을 얻어 매우 기쁘다. 마음 한켠에는 책임감도 따르는 만큼 열심히 준비하겠다”며 좋은 작품으로 전시장에서 만날 것을 약속했다./이시우 기자 jab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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