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네모 반
▲ 임택作 |
급기야 노주환, 정만영, 노동식, 임택 등 4명의 작가는 캔버스를 뛰쳐 나와 3차원의 세계에 3차원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대전창작센터에서는 5일부터 내년 2월 22일까지 이들이 창조한 또다른 세계를 만날 수 있는‘입체풍경’전이 열린다.
이들은 평면의 캔버스에 입체를 담으려는 대신, 공간 속에 자유롭게 풍경을 구성했다. 캔버스를 탈출한 이들은 공간 속에 입체로 된 풍경을 세우고, 관람객을 색다른 세계로 초대한다. 그들이 만든 공간 속에 직접 들어가 거닐다 보면 새로운 세계에 빠져든다.
전시장에 들어서
▲ 정만영作 |
발걸음을 옮겨 산 속 깊숙이 들어가면 구름도 넘지 못한 높은 산봉우리를 마주하게 된다. 이미 산봉우리에 올라 휴식을 취하는 부지런한 이들도 있지만 하늘에 닿을듯한 산봉우리는 인간이 정복하기 어려운 자연의 위엄을 보여준다. 임택은 동양의 산수화를 그리듯 산의 뼈대를 만들고 그 위에 한지를 붙이는 방식으로 3차원적인 풍경을 재현해 냈다.
산 정상의 정자에 앉아 멀리 내다보면 바쁜 일상의 도시가 눈에 들어온다.
정만영은 도시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 즉 건물과 도시이미지, 거리풍경, 사회적인 법과 질서,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 이 모든 것들을 함축적으로 ‘하얀 숲’으로 표현했다. 자연의 한 부분인 도시는 흰 석고로 건물형태의 틀을 만들고 다시 군집처럼 연결하고 쌓아 탄생됐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현대 도시의 이미지와 닮았다.
노주환은 도시를
▲ 노주환作 |
언어와 정보, 법과 질서, 개인과 개인과의 관계, 단체와 국가들의 관계 등 눈에 보이지 않지만 도시를 구성하고 있는 이런 관계들을 활자로 형상화했다.
도시를 떠도는 수많은 언어와 문자들은, 그 속에는 존재하는 건물과 길이 있고 강이 있는 도시풍경을 연상하게 한다.
현실 같지만 비현실적인 풍경을 캔버스를 떠나 표현한 이들의 새로운 시도가 신선하게 다가온다./이시우 기자 jab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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