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작품을 선정하지 않는 상태로 최근 3개 극장에서 제작하지 않았던 작품 가운데 대중성과 작품성, 인지도가 높은 오페라를 중심으로 선별하고 있는 중이다. 이를 위해 전당은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달 17일부터 28일까지 작품선정을 위한 일반시민 대상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우려반 기대반=지역 음악계는 올해 그랜드 페스티벌(10월1~11일)에 고양문화재단과 공동제작으로 선보였던 오페라 ‘토스카’처럼 면피용 오디션과 미흡한 준비과정 등이 반복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전당은 올해 3억 5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고양문화재단과 협업으로 오페라 ‘토스카(10월2일~5일)’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주요 배역 공개 오디션을 공고했지만 결국 적격자가 없음을 발표, 기획사를 통해 일부 주요 배역을 선정했다.
이에 심사에 참가한 한 심사위원이 이의를 제기했으며 일부 지역 음악계에서는 전당의 형식적인 오디션 절차와 지역 성악가 홀대론을 두고 대전시에게 전당 담당자 문책을 강하게 주장했다.
또 토스카 제작 시 연출자와 무대 제작자를 외국에서 초빙, 공연 전 3달 정도 앞두고 국내 제작진과 손을 잡아 의견충돌도 끊이지 않았다고 한 관계자는 실토했다. 이와 함께 장소가 대전과 고양으로 분리돼 전체 리허설을 하는데도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특히 고양 2회 공연, 대전 4회 공연 중 오케스트라는 대전 시립교향악단을, 합창단과 소년소녀합창단은 각각 해당 시립단원을 출연시켜 리허설을 수차례 반복, 외국 연출가들이 불만을 토로했다.
장동욱 목원대 교수는 “3개 공연장의 공동제작으로 시민들에게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토스카’제작과정에서 돌출된 문제점을 다시 발생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넘어야 할 산들도 많아=내년도 오페라 제작의 예산규모는 각 공연장마다 2억 5000만원~3억원의 예산을 투여해 총 7억 5000만원~9억원이며 제작기간은 6개월 정도 내다보고 있다.
전당과 대구 오페라 하우스는 시 사업소이며 고양문화재단은 별도 법인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에 예산을 관리하는 지차제의 관련 법령이 달라 수차례 조율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민감한 주요 배역 캐스팅문제에서 연출부는 외국 섭외가 잠정적으로 확정된 가운데 국내 유명 성악가, 대전지역 성악가, 대구지역 성악가 등을 주축으로 하는 트리플(trifle) 캐스팅을 할 계획이다. 그러나 대구오페라하우스의 경우, 오페라축제조직위가 별도로 있어 그 입김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올해 오페라 ‘토스카’ 에서 대전 시립합창단원은 2명, 고양시립합창단원은 4명이 주요 배역을 맡았다.
박중근 한국음악협회 대전시지회장은 “혈세로 만들어지는 오페라인 만큼, 전당이 지역 음악계와 함께 고심하면서 작품을 제작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용환 전당 관장은 “이번 작업은 지역 공연장 네트워크의 첫 시작으로 제작비 절감과 지역 성악가들을 다른 시도의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추진된 것”이라며 “지난 작업에 생긴 문제점을 개선해서 더 좋은 오페라공연으로 시민과 지역음악계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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