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에서 환경
▲ 박윤진 국가핵융합연구소 홍보협력팀장 |
이에 따라 2009년 신재생에너지 R&D와 보급을 위한 총예산이 올해 대비 29.1% 증가한 약 6899억원으로 국회 지식경제위의 예비 심사를 마치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는 미국·일본 등 선진국 대비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여전히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기술 개발에 대한 국가 차원의 궁극적인 장기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2050년까지 세계 전체의 온실효과 가스 배출량 50% 감축을 골자로 하는 ‘쿨 어스(Cool Earth)’를 강력히 제안하는 등 온실가스 감축 방안에 대한 철저한 준비를 자신하고 있다. 이러한 일본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가 하이브리드카로 독주를 노리는 자동차 산업이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는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하이브리드카가 전년 대비 38% 늘어난 35만대가 팔렸고, 올해도 30% 이상의 판매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자동차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일본 도요타는 전세계 하이브리드카 시장의 80%를 점유하며, 이미 독주 체제를 구축한 상태이고 관련 특허를 약 650개나 갖고 있다.
현대자동차 역시 2010년부터 하이브리드카의 본격 생산체제 구축을 목표로 기술개발을 진행 중이지만, 도요타의 특허를 피하면서 개발해야 한다는 점에서 비용 부담이 높아지고 기술격차 해소에 걸리는 시간도 가중되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미래 사회, 미래 시장을 정확히 예측하고 이에 대응하는 과학기술의 개발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래 기술 수요에 대한 통찰력과 국가적 집중 육성이야말로 국가경제의 건전한 성장의 열쇠이기 때문이다.
미래 자동차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할 하이브리드카 기술을 선점하고 있는 일본 자동차산업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 투자가 서서히 빛을 발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지난 해 미국에서 판매 대수가 가장 많았던 하이브리드카인 도요타의 프리우스(Toyota Prius)는 1997년부터 본격 양산되었으니 약 10년간 밑지는 장사를 해왔던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저탄소 녹색 성장’을 위한 미래 에너지 기술은 치열한 글로벌 시장에서 국가 경쟁력을 새로운 차원으로 높일 수 있는, 우리가 도전해야 할 영역임에 틀림없다.
특히, 산업 생산력과 국민 복지의 근간이 되는 대용량 에너지원의 개발은 국민 삶의 질과 직결된다 하겠다.
세계가 미래 대용량 에너지원으로 주목하고 경쟁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바로 핵융합 에너지개발이다.
1990년대 EU와 일본의 핵융합연구장치에서 핵융합에너지 방출에 성공함에 따라, 급속히 발전한 핵융합연구는 핵융합 발전의 상용화 가능성을 기술적·공학적으로 입증하기 위해 선진 7개국이 국제 공동으로 ‘ITER(이터)’ 불리는 핵융합실험로를 건설 중에 있다.
지난 7월에는 ITER와 동일한 특성을 가진 우리나라의 핵융합연구장치 KSTAR가 지난 12년 동안 제작되어 최초 플라즈마 발생에 성공하여 운영단계 진입을 선언하였다.
KSTAR는 앞으로 약 20년간 운전을 통해 핵융합 상용화의 필수 과제인 장시간 운전기술 개발하고 전문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2040년대 핵융합 상용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선진국과의 경쟁에서 KSTAR는 핵융합에너지 주도국의 위치를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 기회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이끌 수 있는 미래 에너지 기술 개발의 가치에 대한 국민적 동의와 관심을 통해서만이 실현될 수 있다.
일본의 하이브리드카처럼 핵융합에너지 ‘한국 독주’라는 신문의 헤드라인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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