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쟁이들의 불황 키워드는... 아울렛매장

멋쟁이들의 불황 키워드는... 아울렛매장

오래 묵을수록 더 싸게... 서민지갑 쉴틈 없다

  • 승인 2008-11-30 00:00
  • 신문게재 2008-12-01 12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최근 들어 아울랫 매장(상설할인매장)이 속속 등장하면서 불황시대에 과연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구 가오동 ‘토마토쇼핑’에 이어 유성구 대정동에 ‘자루’까지, 최근 대전지역에 아울랫 매장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생산한 지 1~2년까지 지난 의류만 전문으로 취급하는 아울랫 매장이 과연 대전에서는 성공할 수 있을지 유통가의 관심이 높다. 아울랫 매장에 대해 살펴보았다.<편집자 주>


▲아울랫 매장이 뭔가= 아울랫 매장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적정 판매계절이 갓 지난 ‘시즌 오프’상품과 출시한 지 1년이 채 안 된 ‘이월상품’ 그리고 백화점 매장에서 전시됐던 ‘전시품’을 주로 판매한다. 시판한 지 1년 미만 상품은 30% 대 할인부터 시작해 출시한 지 해를 더할수록 할인율은 더 높아져 최고 60%까지 올라간다.

매장 운영은 의류 제조업체가 개인에게 상품을 위탁하고 판매금액의 일정부분 수수료를 받는 ‘위탁방식’과 이월상품 전체를 유통업자가 사들이는 ‘사입제도’가 있다. 최근 아울랫 매장의 대부분은 개인이 이월상품을 위탁받아 의류업체와 수수료를 주고받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대전에 과연 얼마나 있나= 대전지역에는 현재 서구 월평동‘패션 월드’와 서구 탄방동‘로데오타운’그리고 최근에 문을 연 유성구 대정동 ‘자루’ 등이 대표적인 아울랫 매장으로 꼽힌다. 또 대전시 외곽으로 나가면 브랜드별로 독립매장 형태의 아울랫 매장이 운영 중이다. 그러나 대부분 아울랫 매장이 정상상품을 주로 판매하고 약간의 이월상품으로 할인행사를 벌이는 방식을 취한다. 최근에는 매장 전체를 이월상품 등으로 채운 아울랫매장이 늘어나는 추세다.

▲왜 몰리나= 아울랫매장은 백화점과 대형마트로 양분된 의류유통의 틈새시장을 개척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백화점들은 매출을 빠르게 높일 수 있는 명품 또는 고급 브랜드를 입점시키고 있다. 그리고 대형마트의 경우 식료품이 매출 대부분을 차지할 뿐 대형마트 의류는 고객의 큰 관심을 끌지 못한다. 백화점에서도 판매되는 지명도가 높은 브랜드를 중·저가에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시민들의 관심을 끄는 이유다. 최근 의류가 1년 사이 크게 바뀌지 않는 등 유행을 타지 않는 점도 이월상품이 인기인 이유다.

▲아울랫을 두고 유통가 변화= 최근에는 유명 백화점도 아울랫 시장 진출을 선언하는 등 아울랫 시장이 의류유통에 한 몫을 차지하게 됐다. 기존에 정상매장에서 빠진 의류에 무게를 달아 처분하던 ‘떨이’시대는 옛말이다. 의류업체 입장에서도 안정된 가격에 재고를 처리할 수 있어 아울랫 매장의 성장을 반기고 있다. 이에 따라 아울랫 매장을 두고 유통가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이월상품을 전문하는 아울랫매장이 속속 늘어나면서 재고상품을 두고 기존 백화점과 아울랫 매장 사이‘물류전쟁’ 불가피할 전망이다. 백화점업계는 그동안 할인이나 가격인하 행사에 이월상품을 주로 이용해왔다. 상품도 좋고 가격도 충분히 낮출 수 있어 고객들의 구매력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아울랫 매장이 늘어나면서 백화점이 이월상품 잡기가 쉽지 않다. 더욱이 매장 전체를 이월상품만을 취급하는 아울랫과 경쟁하면서 백화점에서는 ‘이월상품 할인전’을 진행하고 싶어도 뜻대로 못하고 있다. 대전 세이브 존 관계자는 “각 유통점 점장들이 이월상품을 자사로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랫 상품도 유의해야= 최근 아울랫 매장이 전국적으로 들어서면서 제조업체에서도 아울랫 을 통한 유통에 관심을 쏟고 있다. 그동안 의류 재고품을 무게를 달아 파는 ‘떨이’에 의존했지만 아울랫 매장이 들어서면서 안정적으로 재고를 판매해 매출을 늘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랫 전용 상품도 출시되고 있다.

정상상품 중 인기 있는 제품을 골라 디자인은 그대로 유지한 채 내피 등 재료를 저가로 바꿔 생산단가를 낮춘 상품을 만드는 것. 백화점에서는‘기획상품’으로 불리지만 아울랫에서는 신제품에서 할인된 제품으로 안내되기도 한다. 또 구매 이후 의류에 문제가 발생하면 수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자체 매장에서 바로 수리를 해주겠고는 하지만 모두 1~2년 묵은 상품이어서 원단 등도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고객 유지에 어려움= 대전지역 아울랫 매장은 의류 상설할인만으로는 고객을 유치하기 어렵다고 판단한다. 그래서 의류뿐만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 중이다. 로데오타운의 경우 상설할인매장을 기본으로 찜질방과 영화관을 유치해 고정 고객을 확보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또 패션월드는 최근에 결혼사업에 뛰어들었다. 자루 역시 인근에 홈플러스 서대전점과 연결 통로를 만들었으며 내년 2월까지 영화관을 유치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자루 관계자는 “더 싸게 의류 및 패션잡화 등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아울랫시장이 만족시켜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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