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황후, ‘임오 유월 일기’ 실물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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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황후, ‘임오 유월 일기’ 실물공개

  • 승인 2008-11-27 00:00


1882년 임오군
란 당시 궁궐을 탈출해 피신했던 명성황후(明成皇后·1851~1895)의 51일간의 피란행적을 고스란히 담은 '임오유유월일기(壬午六月日記)'(사진)의 실물이 공개된다.

대전시는 다음달 2일부터 내년 1월 31일 까지 한밭도서관내 대전향토 사료관에서 시에 기탁된 '은진 송씨 제월당가(霽月堂家)' 의 유물 특별 전시회를 개최한다고 28일 밝혔다.

제월당 송규렴(宋奎濂, 1630~1709) 선생은 조선 후기의 문신으로 동춘당 송준길, 우암 송시열 등과 함께 삼송(三宋)으로 불리던 학자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는 명성황후의 임오년 행적이 생생하게 기록된 '임오유유월일기'의 실물이 최초로 공개될 예정이다.

가로 14.7, 세로 20cm 크기의 8쪽 분량의 이 일기는 은진 송씨인 송헌경을 사위로 맞고 명성황후를 시종했던 민응식(閔應植, 1844~1903)이 기록한 것으로, 피란당시 급박하게 썼던 초서체 원본일부와 해서체의 필사본이 함께 공개될 예정이다.

이 일기는 명성황후의 임오군란 피난당시 51일간의 행적을 담은 국내 유일의 유물로, 명성황후가 피난 중 청나라에 군사적 요청을 했다는 기존 학설을 뒤집을 수 있는 증거가 되면서 학계에 비상한 관심을 모았던 사료다.

일기에는 청나라 군대가 조선에 들어왔을 때 한양에 붙은 방문(榜文)을 시종에게 적어오라고 명했다는 부분이 있고, 청에 대한 군사적 요청이나 정치적 인물을 만난 기록은 전혀 없어, 명성황후가 흥선대원군과의 마찰 끝에 청군의 개입을 요청했다는 기존학설이 잘못됐을 수도 있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또 일부에서 알려진 대로 한 곳에서 숨어 있던 것이 아니라 궁을 나와 여주, 광주, 충주 등 7~8곳을 옮겨다니면서 절박한 피란생활을 하면서 겪은 신체적 고초 등이 생생하게 나와 있다.

시 관계자는 "은진 송씨 집안에서 지난 2006년부터 올해까지 시 향토사료관에 총860건 1384점의 유물을 기탁한 기념으로 특별전을 기획했다"며 "역동의 근대기에 발군의 외교력을 발휘한 것으로 재평가되고 있는 명성황후의 '임오유월일기'를 비록한 다양한 볼거리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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