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훈]기부로 따뜻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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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훈]기부로 따뜻하게

[목요세평]정순훈 배재대학교 총장

  • 승인 2008-11-26 00:00
  • 신문게재 2008-11-27 20면
  • 정순훈 배재대학교 총장정순훈 배재대학교 총장
초겨울 바람에
▲ 정순훈 배재대학교 총장
▲ 정순훈 배재대학교 총장
단풍잎이 뒹굴고 있다. 예년과 달리 유난히 춥게 느껴지는 겨울이다. 아마도 경제 한파의 영향인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경제의 어려움을 하소연 하고 있다. 주가는 폭락하고 환율은 급등하고 있다. 많은 외국 유학생들도 급등한 환율을 이기지 못하고 돌아오고 있다.

물론 요즈음의 이 경제 한파는 전 세계인들이 공통으로 겪는 문제이다. 지금 전 세계는 디플레이션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선진국도 잔뜩 긴장하고 있다. 몇 달 전만해도 미국 경제가 맥없이 휘청거릴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이처럼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경제가 흔들리는 것을 보고 우리나라 국민들은 더욱 긴장하는 것 같다.

아마 IMF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예전 우리 국민들은 IMF가 무엇인 줄도 모르고 경제난을 당했다. IMF가 목전에 달했는데도 정부 관계자는 숨기기에 바빴다. 이를 겪은 국민들이 공포를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역대 정부에서는 장밋빛 청사진을 내놓으며 어려운 경제 상황은 숨기기에 바빴다. 국민들이 정부를 믿지 못하는 것도 당연한 일일 것이다.

요즘 경제난으로 인해 국민들의 지갑은 꽉 닫혀 열릴 줄을 모르고 있다. 때문에 음식점을 비롯한 많은 기업체들이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예전 같으면 예약을 해야만 했던 음식점들이 텅 비어 있다. 정부에서는 빠르게 대책을 세워야 한다. 각 정당에서도 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민심은 천심이라고 했다.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당은 어떤 당이라도 국민들의 준엄한 심판을 받는 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연말이 되었다. 매년 연말연시에는 불우이웃을 돕는 온정의 손길이 이어져왔다. 그러나 요즘은 한산하다. 경제사정이 어려운 시민들에게 온정의 손길을 바라는 것도 미안할 따름이다. 그러나 조심스럽게 온정의 손길을 부탁드리고 싶다. 경제난으로 불우한 이웃이 더욱 불우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기부의 문화가 보편화 되지 않았다. 단지 부자만이 기부를 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조그마한 돈이라도 기부하고 싶어도 어디에 어떻게 내야할 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기부는 부자 한 사람이 거액을 내는 것 보다 여러 사람이 조그마한 정성을 보태는 것이 중요하다. 그 액수는 상관이 없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온정의 손길을 보낼 때 우리 사회는 더욱 훈훈하고 밝아지는 것이다.

얼마 전 미국을 갔을 때 나는 그곳 사람들과 기부문화에 대해 토론을 했다. 미국은 기부문화가 매우 활성화 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은 평생 번 돈을 사회에 환원시키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었다. 물론 자식에게 유산을 모두 물려주겠다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들은 평소에 교회에 내는 헌금처럼 편안하고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부를 하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틈틈이 시간을 내어 불우시설에서 봉사를 하기도 했다. 선진국은 돈만 많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진국은 경제력 이외에도 문화가 발전하고 국민들의 의식 수준이 높아져야 한다는 점도 새삼 깨닫게 되었다.

경제 한파가 겨울 한파와 더불어 코앞에 다가왔다. 연말 불우이웃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더욱 크다.

조심스럽게 천원이라도 나보다 불우이웃을 위해 쓰라고 간청하고 싶다. 그리고 연말 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자연스럽게 기부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라고 권하고 싶다. 분명 그 돈은 자신의 마음에도 풍요를 가져다 줄 것이다. 그리고 우리 사회를 진정한 선진국으로 이끌어 주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연말 불우이웃을 돕는 훈훈한 마음으로 꽁꽁 얼어붙은 경제 한파를 극복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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