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대전지방법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접수된 5억 원 이상의 개인 고액 채무자를 위한 일반회생 신청자는 10명이다. 이는 이 제도가 도입된 2006년 2명, 지난해 7명에 비해 큰 폭으로 늘어난 수치다.
특히 올 일반회생 신청자 10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6명이 의사와 한의사인 것으로 나타나 의료업계에 닥친 불황 한파가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의사들의 채무액
A 의원 원장은 개업을 준비하면서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의료 장비 리스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일반회생을 신청했다.
B 의원 원장은 기존 다른 건물을 인수했다가 은행 빚을 갚지 못해 회생 절차를 밟고 있었다. 이들 의사들은 욕심만 앞서 무리하게 빚을 들여 병의원을 개설했다가 뜻하지 않은 사업 실패에 허덕이고 있다. 의사가 ‘파산’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소위 잘나가던 직종인 의사들이 일반회생을 신청하는 이유는 심각해진 경제난을 이겨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생각 만큼 환자들이 병의원을 찾지 않아 수익을 맞출 길이 없자 일반 회생을 신청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살림살이가 어려워 병의원 가기도 쉽지 않은 심각한 경제난이 몰아닥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환율 상승 등 최근의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직격탄 때문에 은행 빚에 시달리는 의사들이 한둘이 아니라는 게 지역 의료계의 전언이다.
C 성형외과 원장은 “미용 성형 분야의 붐을 타고 뒤늦게 개업한 의료기관들 사이에 사실상의 파산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며 “둔산지역의 상당수 개업의사들도 직원 급여를 주기도 빠듯한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 파산 일보 직전에 처한 일부 개업가는 공동 개업 형태로 사무실과 장비, 간호 인력을 같이 쓰는 생존책을 마련중”이라고 개업가의 차가운 분위기를 전했다. /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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