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국희 금산동중 교사 |
그 어머니는 과연 무엇을 위해 그렇게 했을까? 그건 아마 쌀값이 아무리 비싸다한들 자기 자식 교육보다 훨씬 더 귀하고 값어치 있는 것은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리라. 가난하지만 바른 교육을 몸소 보여주는 그 어머니는 얼마나 훌륭한 교사인가!
친정아버지께서는 퇴근하실 때면 늘 집 앞 쓰레기들을 주워들고 오셨다. “국희야!” 골목어귀부터 부르시는 소리에 뛰어나가면 과자 대신 쓰레기를 한아름 안고 들어와 씩 웃으시며 쓰레기통에 툭툭 떨고 손을 씻으셨다. 아버지는 식구들과 계룡산에 놀러갈 때도 우리가 잡은 자리 저편에서 꼭 쓰레기를 줍고 계셨고, 주머니에는 항상 버리지 못한 휴지, 사탕껍질 등을 넣어가지고 오셨다. 그러나, 기억하는 한 한번도 쓰레기를 버리지 마라, 쓰레기는 꼭 주워야한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쓰레기를 함부로 버린 적이 없고, 쓰레기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도 못하게 되었다. 몸소 보여주신 것이다.
“반기문 사무총장님은 꿈을 이루기 위해 중·고등학교 때부터 영어공부에 힘썼고 인기가수 비는 어려운 가정 환경 때문에 세상에 등을 지고 나쁜 길로 빠질 뻔했으나 박진영을 만나 피나는 노력으로 오늘의 월드스타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김연아 선수는 어떻게 연습해서 일인자가 되었고, 박지성 선수는 연습을 너무 해서 발이 어떻고…….”
오늘도 나는 아이들이 교실에 쓰레기를 버린다고, 공부를 안 한다고, 열 마디 잔소리보다 정서순화에 더 효과적이라며
7년 만에 다시 돌아온 금산. 십여 년 전 중3일 때 말썽을 일으켜 우리 집에 데려갔던 아이가 있었다. 가는 내내 어찌나 슬퍼하는지 안쓰러워 머리띠를 하나 사 주었는데 그 아이가 제일 먼저 어찌 알고 내게 축하 전화를 했다. 선생님이 사준 머리띠를 지금도 간직하고 있다고. 까맣게 잊고 있던 기억이 되살아나면서 코끝이 찡해왔다. 그래, 네가 철이 많이 들었구나. 잘 자라주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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