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호 한밭대학교 인문과학대학장 |
부모 잘 만난 은덕이고 나라 잘 만난 큰 혜택이 아닐 수 없다 하겠다. 이런 자랑스러운 우리나라가 언제부터인가 핏대 높이는 큰소리로, 보아주기 민망한 도덕의 몰골로, 쓰레기통에서 조차 일찌감치 없어졌어야 했을 시뻘건 이념 따위로 넘쳐나고 있다. 도대체가 위아래 없고 막무가내만 통하는 착각이 들 정도의 이해할 수 없는 지경이 되어가고 있다.
건강한 국가관, 역사관, 상대에 대한 배려, 긍정의 힘 등이 통하기보다는 최면 걸린 듯한 이기주의와 왜곡이 빚는 억지논리, 이유를 알 수 없는 폄훼, 폄하의식 등의 이상한 분위기가 팽배하고 있는 게 작금이다. 그 어떤 부정적 작용이 그간 우리 국가사회가 지니고 있는 미풍양속의 기풍을 이 지경으로 망가뜨려 놓았는지 그저 답답한 노릇이다. 이런 인식이 차라리 필자 같은 이들만이 갖는 과민반응의 결과였으면 싶은 거다.
설상가상인가. 오늘의 우리 국가 사회는 세계적인 경기침체의 쓰나미 현상에 따른 대처 문제, 일부 고위 공직자의 도덕적 해이가 불러온 쌀직불금 문제, 수도권 규제 완화 또는 철폐 여부문제 등 초미의 화두 때문에 이즈음의 스산한 겨울 분위기를 더욱 을씨년스럽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삶을 옥죄는 이같은 사건들은 어느 정도 시간이 가면 해결되어질 것들이기 때문에 그나마 걱정이 덜 된다 하겠다. 문제는 우리 한국인의 자존과 직결되는 우리의 역사를 어떻게 다루고 정립시켜 나가느냐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어떤 시각으로 어떻게 다룬 역사를 가르치고 배우느냐에 따라서 미래 세대들의 국가관 세계관이 비관적, 낙관적이 되는 것이고 부정적일 수도 긍정적일 수도 있기 때문인 것이다.
긍정적인 시각, 미래 지향적인 시각으로의 역사관을 가졌을 때는 각자에게나 나라에 긍정적인 발전을 가져올 것이기 때문에 염려스러울 것이 없다. 그러나 부정적인 시각의 역사관을 갖게 되는 경우에는 그 피해가 한두 해로 끝나는 게 아닌 한 세대 아니 몇 세대에 걸쳐 지속적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므로 국가 사회적으로 심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우리 삶의 역사가 미래가 이럴 것이라는 점을 모를 리 없을 것이건마는 안타깝게도 오늘의 역사 문제를 다루는 역사가들과 그 관련자들은 자신들이 지니는 이념의 잣대로 우리의 역사를 기술하고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기막히는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우리 한국인의 자존과 나라를 망치려 하는 게 아니라면 어찌 감히 한풀이 식으로 우리의 역사를 무책임하게 다룰 수 있는 건지 아연 걱정 또 걱정이 되는 것이다.
필자는 역사를 논할 위치에 있지 않은 문외한이다. 때문에 어떤 사관이 옳고 그른지를 따질 주제도 못 된다. 그러나 분명 어떻게 우리의 역사를 미래 세대에게 가르쳐야 미래 세대들이 우리의 국가사회를 위해 어떤 사고와 행보를 할지는 안다.
때문에 역사를 다루는 역사학자와 관계자들에게 경외하는 마음으로 필자가 소망하는 것은 잘못된 이념과 판단 주장으로 그릇된 역사를 기술하고 가르쳐 영원히 역사 앞에 부끄럽고 자손대대에 누를 끼치는 죄인이 되지 않는 것이다. 이념의 적용과 존심을 내세우는 건 한때일 뿐이다. 시대와 그 사회의 지경에 따라서 얼마든지 변할 수 있는 이념의 노예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다시 한번 역사를 다루는 이들과 그 관계자들의 올바른 사고와 양식 그리고 떳떳한 행보 있기를 기대한다.
이 스산한 겨울 따뜻한 마음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들이 넘쳐나는 훈훈한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