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 '핸드메이드' 바람

주부들 '핸드메이드' 바람

경제위기·먹거리 파동 속 주부 소비 트렌드 변화

  • 승인 2008-11-24 00:00
  • 신문게재 2008-11-25 13면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경기불황과 중국발 먹 거리 파동으로 주부들의 소비경향이 변화하고 있다. 팍팍해진 살림에 새것을 사기보다는 기존의 물품을 재활용하거나 적은 비용을 들여 직접 만든 핸드메이드 용품으로 대신하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중국 분유 파동으로 커진 멜라민의 불신이 전 식품으로 확산돼 먹거리도 친환경적인 것을 선호하면서 직접 만들어 먹겠다는 인식이 강해졌다. 주부들 사이에서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떠오른 ‘재활용’ ‘핸드메이드’ ‘에코맘’에 대해 살펴봤다.

◆ 기존 물건 재활용 ‘저렴한 리폼으로 새 것처럼’ = 주부 이지수(33·관저동)씨는 한참 신고 다니던 구두에 싫증이 났지만 새로 사기에는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 그래서 시장의 패션 액세서리 매장에서 5000원 하는 코사지를 구입, 구두 앞부분에 장식으로 달았는데 밋밋하던 신발이 새로운 분위기로 변신해 마음에 들었다.

새로운 제품을 구입하지 않고, 기존의 물건을 새것처럼 수리해서 쓰는 ‘리폼’을 활용하는 주부들이 생겨나고 있다. 가격이 만만치 않은 옷이나 신발은 새로 장만하기에는 요즘 같은 시기에 부담이기 때문이다. 몇 백원에서 5000원 안팎이면 살 수 있는 직물용 물감, 붓, 스펀지, 투명사, 스팽글 등 값싼 재료들을 이용해 그림을 그리거나 바느질로도 손쉽게 새 물건처럼 바꿀 수 있어 각광받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신발이나 의류 수선 상품, 재봉틀, 지퍼 케어 제품 등 리폼 상품이 잘 팔리고 있다. 인터파크의 경우, 리폼 도우미 제품의 지난 10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

◆ 안전 먹거리는 내 손으로, 주얼리도 핸드메이드 = 신세계 이마트에 따르면 멜라민 파동의 영향으로 과자류의 지난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한 반면, 청과류는 21% 상승하는 등 친환경 식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과자나 빵을 만들 수 있는 홈베이킹 제품의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엄마표 간식’을 직접 만들려는 주부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패션 주얼리도 핸드메이드를 지향한다. 동대문종합상가 내의 비즈·구슬 전문 매장이나 인터넷 쇼핑몰에서 비즈, 크리스털, 구슬, 도금 재료 등 각종 주얼리 재료들을 200~4000원 대로 싸게 살 수 있다. 동대문종합상가 내의 비즈 매장 ‘새딘’ 관계자는 “4㎜ 길이의 한 줄짜리 비즈가 500원, 8㎜ 길이 한 줄은 1000원에 판매하고 있는데 줄비즈는 원하는 길이대로 조절해 목걸이, 팔찌뿐 아니라 창문발까지 만들 수 있어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 가족 건강과 환경 지킴이 역할 ‘농작물 직접 재배’ = 에코맘(Eco-mom)은 ‘환경’을 뜻하는 ‘에코’와 ‘엄마’를 의미하는 ‘맘’의 합성어로 일상에서 환경 보호를 실천하는 주부들을 일컫는다. 최근에는 친환경적인 안전한 먹거리를 추구하면서 가족 건강을 챙기려는 주부들이 환경에도 관심을 가지면서 에코맘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주부 박은희(59·덕암동)씨는 이번 김장에 쓰려고 지난 9월에 심어 동네 이웃 몇 명과 함께 배추를 키워 최근 수확해 김장을 담궜다. 박씨는 이웃들과 배추뿐만 아니라 낙엽이나 달걀껍질 등 환경 친화적인 거름을 주면서 고추, 고구마, 배추, 도라지, 옥수수, 토마토, 도라지, 상추 등 갖가지 종류의 채소와 곡물을 기르고 있다.

박씨는 “이렇게 기른 친환경 농산물을 밥상에 내어 놓으면 일반 시중에서 파는 것보다 맛이 훨씬 좋고 신선해 가족들도 좋아한다”며 “내년에는 더 많은 이웃들과 함께 채소기르기 등을 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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