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신념으로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신념으로

여성 재취업.창업 성공사례 ■대전주부교실 공모

  • 승인 2008-11-24 00:00
  • 신문게재 2008-11-25 13면
  • 이상례 (동구 자양동)이상례 (동구 자양동)
“여보세요, 병진네 집이죠?”
“네, 그런데 어디세요?”
“병진이 담임입니다. 병진이 때문에 상의 드릴 말씀이 있어 전화드렸습니다.”

이 한통의 전화
▲ 이상례 (동구 자양동)
▲ 이상례 (동구 자양동)
가 저를 변화시키고, 저 자신을 찾는 기회를 부여한 동기가 되었습니다.
마냥 죄송해 학교 문턱이 닳도록 넘나들었습니다.

선생님이 지시하시면 거절하지 못해 결국 주부교실 회원이 되었고, 다시 회원에서 학년대표로, 이후 학교 회장으로 활동했습니다. 아이가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주부교실 동구지회 총무로 일하면서 봉사한다는 마음보다는 내가 무엇인가를 이루어 낼 수 있다는 생각에 7년을 활동했습니다.

매사에 열심히 일 하는 제 모습을 보고 주위에서 추천해 주어‘97년 동구청에 임시직 직원으로 취직을 했습니다. 민원실에 배정받아 민원인들을 만나 이들의 요구사항을 성실하게 해결해 주었습니다. 오랜만에 서류를 만들고, 소신껏 일하는 등 하루하루가 너무도 즐거웠습니다. 그러나 이 기쁨도 잠시, IMF로 임시직 직원들을 정리해 제 의사와는 관계없이 직장을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이후 정확하게 1년을 쉬었죠. 그런데 제 성격과 일하는 스타일에 늘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동구청에서 같이 근무하던 분들이 저에게 또 다른 기회를 주었습니다. 2002년도에 동사무소 복지도우미로 일을 하게 된 것입니다. 저에게는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진 것입니다. 어떤 일을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고, 그냥 일자리가 주워지니까 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사회복지 일이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동사무소는 정말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 저는 ’나 아니면 누가 이 일을 할까?‘ 하는 마음으로 7년째 근무하고 있습니다.

저희 동사무소에 오시는 어르신들은 제가 없으면 아무도 없다고 하신답니다. 라면이 필요한 가정, 경제적인 도움이 필요한 가정, 쌀이 필요한 가정, 제가 챙겨야 할 어르신들이 너무 많아요. 여러가지 기억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갑니다. 연고자가 아무도 없는 말기 암 할아버지가 병원 입원을 거부해 아침에 출근하면 사무실에서 죽을 끓여 이를 가져다 드리곤 했습니다.

하루에 1번씩 방문하여 살펴보기를 한 달, 돌아가시기 전에 꼭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를 받도록 권유했는데 끝까지 거부해 할아버지 손을 붙잡고 한 없이 울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루는 알코올 중독자 아저씨가 휘발유통 들고 와서 불 지르겠다며 야단을 떨었는데, 지금은 저만 보면 90˚각도로 인사를 합니다.

어느 노부부는 어려웠던 시절 제가 많이 도와 줘서 지금은 자녀들이 부모님을 부양할 능력이 되어 감사한 마음을 잊지 못하신다고 올 추석에는 당면 1봉지를 가져 오셨답니다.

몇 년전 부터는 우리 관내 주민들 중에 너무 안타까운 분들이 많아 부자 친구들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주도록 부탁했습니다. 그래서 100여 가구에 설 명절에는 떡국 떡을, 추석에는 쌀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어려운 이웃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분들이 저에게 이야기 합니다. 제가 중간 역할을 하고 있는데, 당연히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지나가는 어르신 자녀가 무슨 일을 하는지, 어르신이 어떤 상황인지 너무도 잘 알고 있답니다.

제가 농담으로 같이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제가 동네 분들에 대해 너무 많이 알고 있어 머리가 아프다’고 합니다. 동사무소에서 복지 업무를 담당하면서 삶의 가치 기준을 어디에 두고 살아야 할지를 배웠습니다. 이제는 남을 배려하는 마음도 생기고 상대편 입장에서 생각하게 되는 등 정말 저에게는 대단한 변화가 생겼습니다.

제가 봉사하고 활동할 수 있게 해 준 남편과 아이, 특히 초등학교에 다니던 아들은 장성해 군대도 갔다 왔고, 지금은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유학 중에 있습니다. 또 저의 든든한 후원자인 남편은 요즈음 아들이 공부를 끝내면 조용하고 경치 좋은 대전 인근에 자그마한 노인시설을 만들어 어른신들이 편안하게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자고 합니다.

저는 단연코 얘기할 수 있습니다. 여성이 할 수 있는 일, 해야 할 일이 너무도 많습니다. 다만 준비가 되어 있지 않고, 늘 그럴듯한 일만 찾아 헤매기 때문입니다. 저는 7년차 계약직이지만 업무능력은 어느 누구 못지 않고, 제가 없으면 동사무소 일이 마비될 정도입니다. 이는 최선을 다해 일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잘 된 것 아닙니까?

마지막으로 꿈을 가지면 반드시 이루어지고 계획을 세우면 반은 이루어 진 것이라는 말로 제 얘기를 매듭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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