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연속 통합우승을 노리는 삼성화재와 2년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을 꿈꾸는 여자부 KT&G아리엘즈는 이번 시즌각각 35경기와 28경기를 치르며 정상 등극에 도전한다.
체육관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열악한 주변 환경에도 불구하고 배구 개막을 기다려온 4000여명의 관중은 일찍부터 자리를 잡고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했다. 이날 열린 개막 경기에서는 남녀 양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화재는 주전 선수들의 부상과 상대의 철저한 분석에 공격이 막히면서 실책을 연발, 현대캐피탈에 세트 스코어 1-3(22-25,16-25,25-22,22-25)으로 첫 경기를 내주며 올시즌 험난한 여정을 예고했다.
삼성화재의 개막전 패배는 지난 2005년 프로 배구가 출범하며 열린 ‘KT&G 2005 V-리그’ 첫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에 0-3으로 패한 뒤 3시즌 만에 처음이다. 이날 코트에 들어선 삼성화재 선수들의 움직임은 전반적으로 둔했다.
올시즌 부활을 다짐한 이형두는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하며 2세트 뒤 교체됐고 고희진, 신선호 등이 부상으로 고전한 센터진은 블로킹 득점을 3점밖에 올리지 못하며 상대 공격 차단에 실패했다.
공격 선봉에 나선 안젤코가 혼자 33점을 올리며 팀을 이끌었지만 지나친 공격의존도는 금새 현대캐피탈 수비망에 걸려들어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다만 2세트 교체 출전해 3세트에만 6득점하며 팀의 완패를 막은 이용택은 노쇠한 삼성화재 공격진에 힘을 보태줄 수 있는 희망으로 떠올랐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이같은 경기력으로는 목표달성은 커녕 1승 챙기기에도 어려울 것”이라고 경기내용에 불만을 표시하면서도 “선수들의 몸상태가 정상에 오르지 않은만큼 재정비해 다음 경기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반면 여자배구 KT&G는 지난 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개막전에서 흥국생명을 3-1(20-25,27-25,27-25,25-23)로 격파하고 목표 달성을 향한 기분좋은 첫 발을 내디뎠다.
KT&G는 흥국생명의 특급 공격수 김연경을 막지 못하며 1세트를 내주고 불안하게 출발했다. 2세트에는 24-21로 앞서나갔지만 뒤늦게 부정 선수교체가 드러나 20-21 상태에서 재경기하는 악재가 잇따랐다. 하지만 헝가리 출신 용병 마리안과 2년차 이연주가 고비 때마다 공격을 성공시키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KOVO컵에서 이미 공격력을 인정받은 마리안은 이날 양팀 최다인 30득점을 기록했고 주전공격수로 발돋움한 이연주도 13득점하며 공격수로 합격점을 받았다.
한편, 13년동안 삼성화재를 맡으며 통산 10번의 정규리그 우승 등 누구도 달성하기 힘든 기록을 세운 신치용 감독이 배구를 통해 대전 시민의 긍지를 높인 점을 인정받아 명예시민으로 선정됐다./이시우 기자 jab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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