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주택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달이나 늦어도 다음달 초 까지는 내년도 사업계획이 나와야 하지만 이렇다할 구상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심화된 주택건설경기 침체와 유동성 악화로 인해 신규 사업 추진은 꿈도 꾸지 못하고 기존 사업도 가까스로 이어가고 있는 형편이다.
상당수 중소업체들은 아예 사업계획을 수립하지 않고 경기 상황만 살피면서 하염없이 세월만 낚고 있는 실정이다.
대규모 택지개발단지도 미분양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투리 땅을 매입해 1-2개 동을 지어 분양에 나서는 것은 무덤을 파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소규모 단지의 경우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떨어져 미분양 사태를 불 보듯 뻔하다.
이에 따라 신규 사업 자체를 추진하지 않고 정부의 추가 대책과 시장 상황이 나아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중소건설업체 관계자는 “지금 상황으로선 신규 사업을 추진할 여건도 되지 않고 설령 추진하더라도 성공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사업계획을 검토만 할 뿐 좀처럼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사정이 나은 대형 업체들 또한 미분양 대란에다가 최근 분양가 할인 추세가 이어지고 있어 섣불리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미분양을 차단하고 유동성 확보를 위해 최대 25%의 분양가 할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어 업체들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예정대로 추진할 경우 미분양이 뻔하고 할인분양에 나서더라도 어느 선까지 할인해야 하는지 쉽게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건설업체 한 관계자는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경제 위기가 주택시장은 물론 실물경제 위기로까지 번져 주택시장 전망은 뿌연 안개속을 들여다 보는 것과 같다”라며 “대형부터 중소까지 거의 모든 업체들이 사업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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