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면 봉사활동 전도사 노점상 방차석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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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장면 봉사활동 전도사 노점상 방차석씨

릴레이 인터뷰

  • 승인 2008-11-23 00:00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자원봉사, 마음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어요~’

대전 동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방차석씨가 건넨 명함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었다.

아파트단지 내에서 알뜰시장을 열고 있는 방씨의 노점 앞에는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안내판도 세워져 있다.

20년 전 신탄진과 유성장에서 ‘리어카’ 장사를 시작한 방씨는 지금은 ‘자장면 봉사활동 전도사’로 통한다.

방씨가 봉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길거리 노점에서 야채, 생선을 팔아 모은 돈으로 노은도매시장에 중도매인으로 입점하게 되면서부터다.

많은 량의 과일 중도매인을 하다 보니 그날 그날 제고가 생겼고, 좋은 일에 사용하겠다는 취지로 고아원이나 양노원에 가져다주기 시작했다.

과일을 전해주고 돌아오는 그에게 아이들은 ‘자장면이 먹고 싶다’‘빵이 먹고 싶다’고 말했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그는 직접 만들어 주기로 결심한다.

그 때부터 방씨의 본격적인 자장면 봉사가 시작됐다. 주방에는 근처에도 가본 적 없는 그에게 어린 아이들의 ‘자장면 타령’은 그를 자장면 주방장으로 변모시켰다. 고기, 야채 등 각종 재료를 사다가 아이들을 위해 자장면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만드는
방식을 몰라 ‘이상한 맛’의 자장면을 아이들에게 줬지만, 불만없이 먹어주는 아이들과 어르신들 때문에 자장면 봉사는 10년째 이어지고 있다.

청소년 범죄로 소년원에 들어온 아이들에게는 자장면을 만들어주며 조언도 해준다.

“자장면 한 그릇 만들어 주면서 두 번은 오지 말라고 하면 말썽 부리던 아이들도 깨닫는 게가 있는 것 같다.”

방씨가 만드는 것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다. 그는 인터넷을 통해 ‘한마음 사랑회’라는 카페를 개설했다. 자신과 같은 중도매인들과 장사를 하는 사람들 몇몇이 모여 정기적이고 체계적인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서다.

찐빵 노점을 하는 동료를 통해 ‘즉석빵’을 만들어 주기도 하고, 수육도 삶아주면서 불우이웃들을 위한 봉사를 매주 하고 있다.

방씨는 “등산, 낚시 같은 취미활동을 하다가 취미활동 대신 자원봉사를 시작하게 됐다. 지금은 생활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방씨의 주말 일정은 빽빽하다. 한마음사랑회 봉사활동을 비롯해 대전행복나눔봉사단 부단장, 대전사랑희망연대운영위원, 서구자원봉사회에서 부회장을 맡고 있다.

“봉사활동을 하고부터는 삶이 달라졌다. 술이나 마시고 의미 없게 보내던 시간 대신 봉사활동을 하면서 생활이 바르고, 부지런해졌다”

방 씨는 남을 위해 봉사하기 이전에 가족들에게 먼저 봉사활동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봉사활동 나가는
날에는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집안 청소도 하고, 집안을 돌본 후에 나온다.

처음에는 많은 시간을 바깥에 할애하는 남편에게 불만을 가졌던 부인도 이젠 가장 든든한 후원자다.

자치단체에서 지원을 위해 봉사단체 법인등록을 하는 게 어떠냐고 묻자, 방씨는 “정부 보조를 받아서 하는 봉사보다는 순수하게 주머니를 털어하는 봉사를 하고 싶다”고 했다.

“좀 더 많은 사람이 봉사활동의 매력을 알았으면 좋겠다”는 방씨는 이날도 행복한 요리사가 되어 있었다.

방씨의 큰 봉사가 추운 겨울의 썰렁한 마음을 녹인다./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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