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종별 : 시 민속자료 제1호
대전은 돌장승의 도시로 불릴 만큼 곳곳에 돌장승들이 많다. 장승은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마을 지킴이로 빼어난 미모로 ‘미스 장승 진’으로 불리는 비룡동 줄골장승 지하대장군, 아들을 낳게 해 달라고 빌었던 읍내동 당아래 장승, 아이들 돌림병을 막기 위해 세운 용방이 장승, 할아버지의 절반도 안 되는 작달막한 키의 읍내동 뒷골 할머니 장승 등 모양도, 사연도 가지가지다.
이중 대표 격이 대전시 민속자료 제1호로 지정된 법동장승인데 수백 년 전 법동 법천골을 가로지르는 하천 양쪽에 세워졌다가 이 일대가 재개발되면서 현재는 법동 입구 도로 양쪽에 자리하고 있다.
법동은 계족산과 매봉의 골짜기에 찬 샘물이 있어서 과거 법천동(法泉洞)이었다고 하는데 마을 어귀의 숲이 우거져 질병과 재앙이 자주 발생해 이를 막기 위해 장승을 세웠다고 전해진다.
남장승의 몸체에는 ‘천하대장군’, 여장승의 몸체에는 ‘지하대장군’이라고 새겨 놓았으며 머리 위에 모자 모양의 돌을 새겼다.
각진 얼굴 형태를 가진 남장승은 부리부리한 퉁방울눈과 꼭 다문 입을 새겨 넣어 무섭기보다는 친근한 느낌이며 작은 입과 턱 선을 둥글게 처리해 순한 할머니 같은 인상을 주는 여장승은 눈, 코, 입, 귀의 형태가 남장승에 비해 한층 사실적이고 정교하게 표현되어있다.
남장승과 여장승
마을에서는 이 선돌이 두 장승을 도와주는 ‘아기장승’이라고만 부를 뿐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져 있지 않다.
법동장승은 처음에는 나무장승이었던 것을 300여년 전 돌장승으로 바꾸었다고 전해지는데 고려시대에 건립된 것으로 보이는 장승이 선돌과 같이 있다는 점이 특이하며 조선시대 장승과 비교해 볼 수 있는 가치가 충분한 민속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도 음력 정월 14일 저녁이면 장승과 선돌을 대상으로 산신제와 함께 마을의 액운을 막고 건강을 기원하는 의미의 장승제를 지낸다.
※ 본 시리즈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 지원으로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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