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태 한남대 총장 |
케냐 출신 유학생과 캔자스 출신 여대생의 사랑에 의해 태어났지만 어린 나이에 아버지는 케냐로 돌아가고 어머니는 인도네시아 사람과 재혼해 6세부터 10세까지는 인도네시아에서 초등학교를 다니기도 했다. 부모와의 관계, 초기 아동시절의 혼란스러움, 잦은 국제적 이사 경험 등 순탄하지 않은 청소년기를 잘 견디어내 뻘밭에서 연꽃이 피듯 미국의 꿈을 이루었다.
정말 감동적인 이야기이다. 링컨대통령이 노예 해방을 선언한지 145년, 마틴 루터 킹 목사가 “I have a dream.”을 연설한지 꼭 45년 만에 이루어낸 꿈의 실현이다. 그는 “도덕적 세계로 가는 길은 멀지만 정의를 향해 굽어있다.”는 말을 좋아한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인물인 미국의 16대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전기도 간단하지 않다. 1831년에 사업실패, 1832년에 주의회의원에 출마했다 낙선했고, 1833년에 또 다른 사업에 실패하여 그 빚을 갚는데 17년이 걸렸고, 1834년 처음으로 주의회 의원에 당선됐으나, 1836년엔 신경쇠약증 환자가 되고, 1838년 하원의원 선거에 낙선, 1840년 다시 하원의원 선거에 낙선, 1843년 연방의원 선거에 낙선된 후, 1846년 연방의원에 당선, 1848년 다시 하원의원 선거에 낙선, 1855년 상원의원 선거에도 낙선 그리고 1856년 부통령 선거에 낙선된 후 드디어 1860년 미국의 제16대 대통령에 당선... 링컨의 생애는 거의 전부가 실패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최후의 실패자만 실패자요, 마지막 성공자만 진정한 승리자가 되는 것임을 보여주었다.
도종환 시인이 쓴 “담쟁이”를 읽어보자. “저것은 벽 /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 그때 /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 담쟁이 잎 하나가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 결국 그 벽을 넘는다//” 장 쟈크 루소의 유명한 말 중에 “인내는 쓰다. 그러나 그 열매는 달다.”(Patience is bitter, but its fruit is sweet.)는 말이 있다. 60-70년대 한국 청소년들의 공동표어였다. “인내는 모든 문을 연다.”(Patience opens all doors.)는 말도 같은 의미의 격언이다.
이제 우리들은 내게 없는 것을 한탄하지 말고 있는 것부터 찾아보아야겠다. 구약성경에 좋은 사례들이 나온다. 모세에겐 지팡이와 샌들이 있었다. 하나님은 그 샌들마저 벗으라고 명하셨다. 그리고 지팡이도 던지라고 하셨다. 지팡이를 던지자 뱀이 되었다. 그토록 의지하던 지팡이가 도리어 해로운 뱀이 될 수도 있음을 보여주시면서 다시 그 뱀을 잡으라 하며 지팡이로 바꿔주셨다. 그리고 가진 것(지팡이)으로 출애급 역사를 지휘하게 하셨다. 엘리사를 도운 과부는 병에 조금 남아있는 기름으로 기적을 경험하였다(왕하 4:2). 베드로는 은과 금을 갖고 있지 않았지만 나사렛 예수의 이름으로 앉은뱅이를 고쳤다.
지금 여기서 내가 갖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건강, 형제, 친구, 자식, 돈, 생명 중 갖고 있는 것으로 시작하라. 1만원을 받았으면 장사하여 2만원으로 만들면 되는 것이다. 가진 것을 최대한 활용하기 바란다. 카네기는 “돈을 남기고 죽는 것은 수치다. 하나님과 사람을 위해 사용하고 죽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일생동안 3억 6천만 달러를 나누어주고 죽었다. 2000년 동안 매일 45만원씩 나누어 준 셈이 된다니 얼마나 갚진 일인가 말이다.
이제 우리의 생각을 바꾸자. 성공자아정체감과 긍정적 인간관계로 바꾸어 나가자. 蘇軾의 말처럼 “일은 옳고 그름으로 따져야지, 쉽고 어려움으로 판단해선 안 된다.”(事當論其是非, 不當問其難易) 마르크스 아우렐리우스도 “사람의 일생은 자기 생각하는 대로 되기 마련”이라 했고, 로버트 슐러도 “불가능한 일이 존재하는 게 아니라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존재할 뿐이다.”라고 했다. 미국의 새 대통령이 될 버락 오바마가 루즈벨트 때의 공황 극복, 링컨 때의 국론 통합, 닉슨 때의 전쟁 수행 과제가 겹친 오늘의 미국을 잘 이끌어주기 바란다.
아침 일찍 일어난 후 동쪽을 향하여 두 팔을 벌리고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고 세 번씩 외치면 그 날의 모든 일이 토란잎 위의 이슬방울처럼 술술 굴러간다고 한다. 노만 빈센트 필이 살짝 들려주는 삶의 지혜이다. 겁을 먹을수록 일은 더 크고 어려워 보인다. 세계적인 금융위기와 취업난 등 국내외적으로 어두운 현실이지만 우리 독자들은 47세의 오바마 대통령을 바라보면서 희망의 담론을 나누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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