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대해 대전시노인연합회 사무처장 |
‘효(孝)’가 최고의 덕목으로 이어져온 우리나라에서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을까? 참으로 놀랍고도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노인, 그분들은 누구인가? 뼈를 깎는 고통을 견디며 평생을 자녀의 양육과 국가 및 사회발전을 위해 헌신해 오신 분들이다. 또한 오늘날 후손들이 풍요롭게 살 수 있도록 경제발전의 기적을 이루어내신 주역이다.
따라서 노인은 존경받아 마땅하고, 편안하고 활기차게 보낼 수 있는 여생을 당연히 보장 받아야 한다. 노인은 사회적 약자로서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고, 가정과 사회 그리고 국가는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일을 할 수 있는 건강과 능력이 있어도 노인에게 일자리가 주어지지 않는다. 몸이 아파도 의료비 부담 때문에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가 없다. 날이 밝아도 갈 곳이 마땅하지 않다. 선뜻 말을 건네주는 이도 들어주는 이도 별로 없다.
어느 누구도 노인이 되는 것을 거부할 수 있거나 피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인이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이런 실태가 우리사회에서 그다지 심각하게 여겨지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도 큰 문제이다.
노인은 노인대로, 가족은 가족대로 딜레마에 빠져가고 있다. 이제는 걱정하고 고민할 때가 이미 지났다. 자녀가 부모를 부양하는 것이 당연하고 바람직하다고 여기는 효(孝)문화를 중심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고의 틀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노인의 문제는 가족의 책임도 있지만, 사회와 국가의 책임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이제는 노인에게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생산적 활동을 통해 경제적 자립을 도모하며, 사회적으로 소외되지 않고 사회구성원 모두와 통합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제도적 장치와 실질적인 사회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노인문제의 해결, 가족이나 지방자치단체와 국가가 당연히 책임져야 한다. 하지만 사회구성원 모두의 뒷받침이 있을 때만이 비로소 가능하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공적서비스에 대한 틈새를 보완하고 메워줄 수 있는 지역사회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고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노인, 그분들은 누구인가? 바로 우리들의 부모요 형제이며, 아무도 피할 수 없는 미래의 자신이다. 지금 그분들의 모습은 어떠한가. 거울 앞에 서있는 가까운 미래의 자신의 모습이 아닌가? 그렇다. 노인의 문제는 어느 특정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이며, 어느 누구의 책임이 아닌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따라서 사회구성원 모두의 깊은 관심과 적극적인 배려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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