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인희]경쟁시대를 살아가는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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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인희]경쟁시대를 살아가는 지혜

[시론]남인희 前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 승인 2008-11-19 00:00
  • 신문게재 2008-11-20 21면
  • 남인희 前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남인희 前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우리는 1960
▲ 남인희 前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 남인희 前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년대 이후 동안 전 세계가 놀랄 정도의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압축 성장으로 표현되는 지난 수십 년간의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우리는 가난에서 벗어났고 어느 정도의 물질적 풍요를 누리게 되었다. 70년대 이후 급속한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사람들은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몰려들었고, 도시에서 도시로의 이동도 줄을 이었다. 그 과정에서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혹은 성공을 위해 자신과 자신의 일이 최대의 관심사가 되었고, 급속한 경제성장은 우리에게 물질적 풍요를 가져다주었지만 한편으론 경쟁의 심화를 가져왔다.

물질적 풍요와 경쟁의 심화는 돈을 가치판단의 최고 기준으로 삼는, 그리고 모든 사람들을 경쟁의 대상으로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하는 원인이 되었다. 여기에 서구의 개인주의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도시민들은 이웃에 대한 무관심과, 교류의 단절로 ‘나 홀로’ 외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 이는 곧 지역공동체의 붕괴를 의미하는 것으로, 그로 인해 그동안 지역공동체 안에서 자연스럽게 해결되었던 문제들이 사회문제로 대두되었다.

최근 들어 소득수준 향상과 주5일제 시행으로 도시민들이 자신의 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지역 문제에 대한 관심이 점차 늘고 있다. 이런 여건 변화에 발 맞춰 전통적인 지역공동체의 회복을 위한 다양한 논의와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는데, 참으로 바람직한 변화이고 노력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 주민들에게 제공되고 있는 커뮤니티 시설들은 양적으로도 부족하고, 관련 시설들이 소관 부처별로 분산 설치되어 있다. 그 결과 시민들이 이용하기 불편할 뿐 아니라 개별시설간의 연계성이 떨어져 제 기능을 효율적으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지역공동체를 복원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이 자주 접촉하며 교류할 수 있도록 교류의 장이 우선적으로 조성되어야 한다. 또한 그 곳을 주민들이 쉽게 자주 이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주민간의 교류가 활발해지고 그 속에서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어야 한다.

행복도시는 지역공동체를 살리는 것이 미래에 대한 투자라는 생각으로 도시계획 단계에서부터 산업화 과정에서 잃어버린 지역공동체 복원을 추진하고 있다. 동네 사랑방과 우물가, 빨래터를 매개체로 선조들이 보여줬던 따뜻한 지역공동체를 복원시킴으로써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협동을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스스로 만들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행복도시에는 ‘이웃’ 개념을 도입 2~3만명 단위의 기초생활권 21개를 조성하고 22개의 복합커뮤니티가 설치된다. 모든 생활권은 걸어서 7~8분 이내에 교육, 복지, 문화 활동이 가능하도록 설계되는데 그 중심에 복합커뮤니티가 있게 되는 것이다. 복합커뮤니티에는 초·중·고등학교와 주민자치센터, 119 안전센터, 순찰지구대, 우체국이 들어선다. 뿐만 아니라 보육시설, 아동 및 노인 복지시설, 도서관, 체육시설, 문화의 집, 지역주민의 참여형 프로그램 운영 지원을 위한 알파룸도 함께 설치할 예정이다.

이곳에서 주민들이 모여 자연스럽고 활발한 접촉을 통해 교류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지역문제와 관심사에 대한 의견교환을 통해 해결해 나감으로써 ‘나’가 아닌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 형성을 촉진할 것이다.

21세기를 흔히 글로벌 시대, 무한경쟁의 시대라고 한다. 거센 폭풍우에 홀로 서있는 거목이 힘없이 쓰러지듯, ‘우리’가 아닌 ‘나 홀로’만으로는 경쟁시대를 헤쳐 나가기 어렵다. 함께 할 수 있는 ‘우리’, 즉 지역공동체를 살리고, 그 속에서 경쟁이 아닌 협동을 통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노력이야 말로 미래에 대한 투자일 뿐 아니라 경쟁시대를 살아가는 지혜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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