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백년 세월 품은 '어르신 나무'

6백년 세월 품은 '어르신 나무'

■괴곡동 느티나무

  • 승인 2008-11-18 00:00
  • 신문게재 2008-11-19 7면
  • 이희자 시민기자.영상=금상진 기자이희자 시민기자.영상=금상진 기자

위치 : 대전시 서구 괴곡동 503번지
지정번호 : 서구 시나무 6-2
지정날짜 : 1982년 10월
수령 : 약 650년

대전에는 맑은 물을 품고 깨끗한 땅과 하늘의 기운을 받아 몇 백 년 동안 자라오면서 우리를 지켜온 어르신 나무들이 많다.

이들을 노거수라고 부르는데 노거수에는 법적으로 보호를 받는 보호수, 마을 입구에 실용적으로 쉼터가 되기도 하며 마을의 표시를 나타내는 둥구나무, 산기슭이나 마을 입구 촌락 부근 등에 있는 당산목이라 부르며 제를 지내는 나무도 있고 향교나 서원 별장의 정자 등에 피서목, 풍치목으로 심은 정자목도 있다.

대전에는 모두 140여 그루의 보호수가 있는데 이중 느티나무가 72%로 가장 많으며 팽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회화나무, 왕버들, 상수리나무, 향나무 등이다.

대전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는 서구 괴곡동 느티나무인데 수령 650년으로 나무 높이만도 26m다. 주변 경치가 빼어나기로 유명한 괴곡동은 마을 지형이 고리와 흡사해 고릿골이라 불렀고 오래 묵은 느티나무가 있는 마을이라는 뜻에서 괴곡리라 부르게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수백 년 세월을 품은 나무 밑동은 꿈틀대는 뱀처럼 서로 뒤엉켜 있으며 사방으로 뻗은 가지는 씩씩하고 늠름한 기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매년 칠월칠석날 마을 주민들은 나무 밑에서 제사와 두레를 지내고 잔치를 벌이는데 봄에는 느티나무 새싹이 나는 모습을 보면서 한해 농사를 점치기도 했다.

느티나무는 멀리
서 보아도 늘 티가 난다고해 이름 붙여졌는데 괴곡동 느티나무도 과연 이름만큼이나 빼어난 수형을 지니고 있다.

어르신 나무들은 살아있는 생명문화재로 우리 조상들과 역사를 함께했으며 지금도 우리와 삶을 공유하고 있다.

그런데 얼마 전 보호수 중 향나무로는 유일한 대덕구 비래동 비래암 앞 수령 200년 된 향나무가 복토와 배수 불량으로 사망진단을 받았다.

또 유성구 덕명동 뒷산을 환히 밝혀주던 470년 된 네그루의 소나무 중 한 그루가 죽고 나머지도 사투를 벌이고 있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새로운 나무를 심고 가꾸는 것 못지않게 수많은 세월만큼이나 갖가지 사연들을 간직하고 우리 곁을 지켜주고 있는 어른신나무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절실하다.

※ 본 시리즈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 지원으로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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