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서 왔다는 전희수(24)씨는 “인구 150만 명의 대전의 고속버스터미널이 이 정도라는 게 놀랍다”며 “난방도 되지 않아 너무 썰렁한 게 시골 버스 대합실이나 다름없다”고 혀를 찼다.
바로 이웃한 동부시외버스터미널도 상황은 마찬가지. 난방을 한 때문인지 약간의 온기는 느껴지지만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잔뜩 움츠리고 있었다. 시간표와 요금표는 전광판이 아닌 아크릴판에 글씨마저 작아 노인들은 식별하기 조차 힘들 지경이다.
대전의 관문이자
▲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대전의 첫 관문인 대전동부 고속버스터미널 대합실이 영하의 추운 날씨속에 곳곳에 놓여진 의자가 앉기엔 너무차가워 이용하는 승객들이 의자를 사용하지 않아 텅비어 있다./김상구기자ttiger39@ |
이용 시민들이 겪는 가장 큰 불편은 고속 및 시외버스가 한 곳에 모여 있는 복합터미널이 아니어서 가고자 하는 목적지에 따라 고속버스터미널과 동부시외버스터미널을 왔다 갔다해야 하는 수고가 적지 않다. 또 시설이 오래돼 냉난방을 해도 열 손실이 많아 이용객들이 여름철이나 겨울철에 큰 불편을 겪기 일쑤다.
화장실도 부족해 이용객이 많은 주말에는 표를 사기 위해 줄 서는 것만큼이나 줄을 서야 해 아예 ‘2층 화장실을 이용하라’는 안내문을 부착해 놓은 상태다. 잦은 교육으로 동부터미널을 자주 찾는다는 한 시민은“낡은 건물, 낡아 부서질듯한 의자, 주차공간 등 편익시설 부족은 이곳이 교통 중심지인 대전의 얼굴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싶다”며 “시내 곳곳에서 재개발 바람이 일고 있지만 이곳은 여전히 옛날 그대로 멈춰 서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터미널 운송사업자측은 민자유치를 통해 복합터미널을 조성할 계획이지만 대전시가 오는 2012년까지 백화점, 대형마트 등 대규모 점포의 입점을 제한하고 있어 추진이 쉽지 않은 처지다. 터미널 관계자는 “교통 중심지라고 하는 대전의 버스터미널이 청주, 천안, 충주 등만도 못하다”며 “투자의향을 갖고 있는 대기업이 있고 터미널이 공익시설인 점을 감안해 시가 선별적인 규제를 하는 등 대안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대전시 관계자는 “시설이 오래 돼 시민불편 해소 차원에서 리모델링이든 신축이든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 공감한다”며 “다만 시가 2012년까지 대규모 점포의 입점을 제한하고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박종명 기자 parkb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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