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명식 푸른외과 원장 |
너나없이 어려우니 어렵다는 말을 꺼내는 것조차 불안할 지경이다. 10년 전 IMF 위기 때에도 이렇게 어렵지는 않았다고들 말들 하니 실로 그 심각성을 다시 강조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우리지역은 전형적인 소비형 도시이다. 대형 공단이나 제조업체가 그다지 많지 않고 오로지 소비에 의존한다고 보아도 된다. 이러한 도시 형태는 경기의 흐름을 빨리 느끼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물론 다른 지역 보다는 경기 침체가 단 몇 개월이라도 늦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있다. 그러나 이런 도시 형태는 한번 경기침체가 오면 그 회복속도가 아주 느려 지역의 장기 침체를 유발하게 된다. 이미 우리지역의 경기침체는 IMF사태 이후 계속되어 수도권의 우리보다 규모가 작은 위성도시만도 못한 경기를 보였었다.
그나마 행정도시 개발로 한때 약간 경기가 살아나는 듯이 보인 때도 있지만 이도 일시적인 것 이였고 다시 위축되어 바닥을 헤매고 있는 상태였다.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지역경제에 이번의 금융위기는 실로 그 위력은 무시무시하여 자영업을 하고 있는 지역 상인들은 잠을 설치고 있다.
그사이 정권이 바뀌어 그나마 추진되고 있던 행정도시개발에 차질이 생겼다. 이곳으로 이주를 희망하는 행정부서나 사업체들은 너나할 것 없이 이주를 포기하고 새로 발표된 수도권완화 정책에 따라 이미 이주를 희망한 기업마저도 계획을 바꾸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행정복합도시 예정지를 가보면 모두 철거하고 파헤쳐져 폐허와 같다.
이곳을 지나치면서 항상 느끼는 것은 ‘이곳에 많은 행정부서와 더 많은 사업체가 입주해야 할 텐데’ 하는 걱정이 앞서던 차에 정권이 바뀌었다. 우려했던 행정도시의 개발차질이 현 정권의 의지에 따라 축소의 기미를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위기가 닥치게 되어 현 정권에 행정도시 개발축소의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지금의 정권은 바로 수도권개발정책을 발표하였고 각 매체는 행정복합도시로의 이주 희망업체가 5%밖에 되지 않는다고 떠들게 되니 그나마 행정복합도시가 우리지역경제를 어느 정도 부양해줄 것으로 기대하던 우리들은 행정복합도시를 완전 백지화하겠다고 하지 않을지 하는 걱정이 앞선다.
우리지역의 그나마 희망이라면 밉던 곱던 간에 행복도시의 개발이다. 이정권의 정책을 기다리는 것은 우매한 생각이다. 이제 충청인과 대전시민이 나서 행복도시를 추진해 나아가야 할 때가 왔다. 우린 IMF때 금을 모아 나라를 지킨 국민이다. 충청인은 끈기와 집념이 강하다. ‘지금의 경제 상태쯤은 우리에겐 아무것도 아니다.’ 이렇게 생각하며 힘을 합쳐 행정복합도시를 최상의 도시로 만들 마스터플랜을 다시 우리 힘으로 만들어 누구나 입주하고 싶은 그런 도시로 만들어야한다.
그저 앉아서 모두 당할 수는 없다. 또한 중앙정부를 믿고 있기는 너무나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그저 나무만 심고 있을 때가 아니란 말이다. 이러다간 지역의 모든 경제는 말 그대로 망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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