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혁]아름다운 사람들

[이기혁]아름다운 사람들

[종교칼럼]이기혁 대전새중앙교회 담임목사

  • 승인 2008-11-17 00:00
  • 신문게재 2008-11-18 13면
  • 이기혁 대전새중앙교회 담임목사이기혁 대전새중앙교회 담임목사
세상은 정말 아
▲ 이기혁 대전새중앙교회 담임목사
▲ 이기혁 대전새중앙교회 담임목사
름답습니다.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외모가 좀 못생겼다고 생각되는 사람도 겪어보면 아름다운 사람들이 많습니다. 배움이 짧아서 답답하다고 투정을 부리기 전에 그의 순수한 마음을 알아차리는 날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남을 배려할 줄 아는 고운사람, 넘어진 사람을 보고 쓰라린 아픔을 느끼는 사람, 남의 슬픔 앞에서 주저 없이 눈물 흘릴 줄 아는 사람, 저 먹을 것 없으면서도 선뜻 내 것을 내 주는 사람, 웃는 사람을 보고 하얀 이를 들어내며 티 없이 웃어주는 사람, 길 가에 떨어진 휴지 조각 말없이 주워 휴지통에 넣는 사람, 점심 때 그 흔한 고구마 쪄놓고 주위 사람 불러서 함께 먹을 줄 아는 사람, 새로 이사 온 사람 찾아가 마실 물 한 통 건네주며 환영하는 사람, 세상에 없어서는 안될 아름다운 사람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있어서 세상은 더없이 아름답습니다.

자연 속에도 그 아름다움이 담겨 있습니다. 가을 들녘에 흩어진 들꽃을 찾아보세요. 이름 모를 작은 꽃들이 여기저기 천지입니다. 쪼그만 한 작은 꽃들이 더욱 아름답습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곳에 피어 흔적도 없이 지고 마는 너는 슬프지 않느냐고 말을 걸어보세요. 그 쪼그만 꽃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한답니다. 알아달라고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렇지도 않다고 말입니다. 그냥 이곳에 피어 자연의 한 부분이 되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무심코 스치고 지나가는 곳에 피어있는 작은 꽃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습니다. 짓밟힌 한 송이 꽃이 겨우 일어서는 모습을 보는 것은 더욱 눈물겹습니다. 그 꽃을 향해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세상은 온통 아름다운 것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온갖 다양한 꽃이랑 숱한 새들이 아름답습니다. 오늘 아침에 만난 오색딱따구리의 신비한 색깔은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우람한 산, 아기자기한 산, 나지막한 산, 하늘을 찌를 듯 높은 산, 물안개 피는 호수, 한 모금 겨우 담아낸 옹달샘, 계곡에 가냘프게 흐르는 물, 늠름하게 소리 없이 흐르는 강, 아무렇게나 생긴 바위, 곱게 다듬어! 진 조약돌. 그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는 아름다움입니다. 생각해 보세요. 시속 1,670km의 속도로 자전하는 지구 위에서 흔들림도 없고 흐트러짐도 없이 존재한다는 것이 신기하지 않나요? 시속 1,670km, 지구가 하루에 도는 속도입니다. 초고속이라는 KTX보다도 5배가 빠른 속도인데 질서정연하게 지구 위의 모든 것이 존재하는 것은 신비로운 아름다움입니다.

주위에 있는 아름다운 사람들을 생각해 봅니다. 끝없는 투정 속에서도 불평하지 않고 자기 자리를 지켜주는 사람이 있어서 아름답습니다. 늘 긍정적으로 웃음을 만드는 사람이 있어서 더욱 아름답습니다.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보면 자신을 낮추어 도와주는 사람이 있어서 아름다움은 더욱 새롭습니다. 잘 다듬어진 말, 섬세한 통찰력으로 예쁘게 세워나가는 모습에도 아름다움은 고운 결을 지닙니다. 꼼꼼하게 챙기며 빈틈없이 수고하는 사람들이 있는 세상은 질서로 가득한 아름다움입니다.

어지럽혀진 모든 것을 소리 없이 치우며 헌신하는 사람들로 인해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리도 아름답습니다. 손만 대면 맛깔 나는 음식이 뚝딱 차려지는 요술 손을 가진 사람들 때문에 우리의 식탁은 언제나 아름답고 행복합니다. 같은 일을 해도 순서를 따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사람들은 섬세한 아름다움입니다. 주어진 일은 말없이 해치우는 사람들의 아름다움은 고결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그들이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능력을 지녔습니다. 그들이 우리의 곁에 있다는 것은 더없는 즐거움입니다. 우리는 아낌없이 그들을 사랑합니다. 아름다운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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