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는 소비…지역 경제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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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는 소비…지역 경제 위축

  • 승인 2008-11-16 00:00
  • 신문게재 2008-11-17 2면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경제 위기로 소비가 얼어붙으면서 지역 경제계에 생존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기업과 금융권은 원가절감에서부터 감원이 이르기까지 위기 체제에 돌입했고, 직장인과 서민 가계 역시 잔뜩 움츠러들고 있다. 유통업계는 이를 타개하려고 온갖 이벤트를 선보이고 하지만, 여의치 않은 분위기다.

 ▲기업들 감원 한파까지=제조업들의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한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다. 지난해부터 계속된 고유가와 국제 원자재 값 폭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하면서부터다.

한국타이어와 한라공조를 비롯한 대기업들까지 잔반줄이기와, 소등하기, 컴퓨터모니터 끄기, 이면지 사용하기 등 1년 넘게 일상생활에서 원가절감 운동을 벌여올 정도다. 중소기업 역시 남은 원자재 재활용, 마케팅 비용 삭감, 출장 자제, 원가절감 운동 아이디어 공모 등 제조업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것도 모자라, 감원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대기업 A사는 이미 임원급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에 들어갔고, B 중견기업 역시 10월부터 내부적으로 구조조정 전담팀을 구성했다.

 대덕테크노밸리에 있는 T 중소기업 대표는 “채용 계획을 사문화했고, 사무보조원을 비롯한 특정 부서를 용역화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씀씀이 대폭 축소=인크루트가 직장인 1,58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5.1%가 미국발 금융위기가 발생한 이후 지출을 줄였다고 답했다.

가장 많이 줄인 항목은 외식비로, 34.8%에 달했다. 유흥비(19.3%)와 의류, 가전제품 등 생활용품 구매(14.2%)도 많았다.

 씀씀이를 줄인 이유는 ‘물가가 올라서’라는 답변이 40.2%로 가장 많았고, ‘경제상황에 대한 위기감’(38.9%), ‘실제로 수입이 줄어들어서’(14.3%), ‘대출금리가 올라서’(5.8%) 등의 의견도 있었다.
 이 같은 현상은 한국은행의 소비자동향 조사에서도 나타났다.

 지난달,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10월 중 소비자심리지수가 88로 전월(96) 대비 8포인트 하락했다. 가계 소비심리인 생활형편CSI(Consumer Sentiment Index)와 생활형편전망CSI도 각각 전월대비 4포인트와 10포인트 떨어졌다.

▲출혈경쟁 유통가는 울상=외형상으로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이 다소 올랐지만, 속사정은 다르다. 한화타임월드점의 3분기 매출액은 220억 400만 원을 기록해 전분기대비 0.2%,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 증가했다. 하지만, 당기순이익은 15억 1700만 원을 기록해 전분기대비 39.0%,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9% 감소했다. 지난해보다 많은 행사와 긴 행사 기간, 투자비용 등을 감안할 때 백화점은 물론 대형마트 상당수가 오히려 줄거나 별 차이가 없는 실정이다.

 유통가가 치열한 생존경쟁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갤러리아백화점과 롯데백화점 대전점, 백화점 세이 등 백화점 3사와 대형마트들은 각종 이벤트를 쏟아내고 있다. 정기 세일을 비롯한 창립 기념행사, 바자, 데이 마케팅, 상품별 세일 등 이벤트를 다양화했고, 세일 기간을 대폭 늘렸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경제가 어려워 소비를 줄이는 건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하지만, 지갑을 닫는 데 능사는 아니다. 절감과 함께 현명한 소비도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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