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정부대전청사 입주기관에 따르면 정진철 국가기록원장은 부임 후 약 8개월만에 행정도시건설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원장실 문턱을 낮췄다는 직원들의 평가와 함께 새정부 들어 낮아진 기관의 위상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그 뜻을 접게 됐다.
정진철 원장도 이날 직원들의 환송식에서 못내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개인적으로는 차관 승진의 영예를 안았지만, 직원들은 다시 한번 기관장 교체에 따른 업무혼선이 불가피하게 됐기 때문이다.
잦은 기관장 교체 우려는 지난 7월초 임명된 임채호 정부대전청사관리소장에게서도 감지됐다.
부임 초기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연말께 다시 행정안전부에 배치될 것이란 얘기가 공공연하게 제기됐다.
임 소장이 지난 11일 고위공무원 승진과 함께 청사에 잔류하면서 문제는 해소됐지만, 직원들의 우려는 여전하다.
정류장 인식은 정부의 청사 홀대식 인사정책과 다른 형태로도 전개되고 있다.
하영제 산림청장의 경우, 지난 3월초 취임한 이후 자신의 지역구라 할 수 있는 경남 지역 방문 일정이 잦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하 청장의 경우 지난 8개월간의 일정을 분석한 결과, 회의와 각종 행사가 많은 서울과 본청이 위치한 대전을 제외할 경우, 경남지역 방문횟수는 취임 후 무려 19차례나 됐다.
이는 4월말부터 본격화됐으며, 함양과 하동, 사천, 남해, 마산, 진주, 양산, 거창, 창원, 합천 등으로 다양하다.
타 지역 방문은 산악지대가 많은 강원도가 약19회, 전남 9회, 경기 8회, 충남ㆍ북 각 6회 등이다.
주요 방문목적을 보면, 지역언론 인터뷰와 전 직원 워크숍, 산림조합장 권역별 토론회, 조합 임원 간담회, 산불관리센터 방문, 대학 특강 등으로 확인됐다.
경남지역에 산림조합이 상대적으로 많은 특성이 반영됐다는 설명이지만, 2010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포석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도 만만치 않다.
이밖에 다른 청의 경우 확인된 사실은 없지만, 비서실을 통한 청장 일정 공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의혹을 사고 있다.
현재 주간 청장 일정을 공개하는 청은 중소기업청이 유일하다.
이와 다소 다른 측면이지만, 코레일도 지난 6월 우여곡절 끝에 취임한 수장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낙하산 인사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강경호 코레일 사장이 이날 강원랜드 비리의혹과 관련해 대검찰청의 사전 구속영장을 발부받았기 때문이다.
청사의 한 관계자는 “직원 입장에서 볼 때, 청사 기관장이 잠시 머물러가는 곳이라는 인식은 그리 달갑지 않다”며 “전문적 사업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청에 대한 대내ㆍ외적 인식을 재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희택 기자 nature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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