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상공회의소는 13일오전 유성호텔에서 중소기업인과 유관기관,은행권이 참석하는 중소기업지원을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지영철기자 |
은행권에 대한 중소기업과 지원기관들의 불만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금융쓰나미 등 위기에 처한 경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기업들이 자금압박에 시달리고 있지만, 은행들이 문을 굳게 닫았기 때문이다.
대전상공회의소가 13일 중소기업인과 유관기관, 은행권이 참석하는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간담회를 마련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대전상의가 은행권과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처음이다. 개별기업 자격으로 은행들을 만나기가 하늘의 별 따기 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간담회 자리는, 말 그대로 은행권 성토의 장이 됐다.
급기야 중기청에서는 금융기관의 BIS(자기자본비율) 평가 기준이 높다면 그만큼 중소기업 지원에 소홀한 것으로 판단하겠다는 엄포까지 내놨다.
방기봉 (주)한국특수메탈 대표는 “은행이 대출을 많이 해줬지만, 지금은 일단 문부터 닫고 먼저 살려고 한다”며 “선별해 지원하거나 부실 최소화 방안은 생각하지 않는데, 이는 결국 같은 죽는 길”이라고 말했다.
손종현 (주)남선기공 대표는 “상부 지시를 거역할 수 없겠지만, 능력 있는 업체를 선별해 도와주면 크게 되는 회사도 많다”며 “대출세일즈 할 때가 불과 얼마 전인데, 상황은 언제 바뀔지 모른다”고 했다.
중소기업 지원기관은 기업인보다 은행권을 강도 높게 질타했다.
이상용 대전ㆍ충남중소기업청 과장은 “최근 청장과 함께 각 은행 지점장을 만나려 하는데, 모두 출장이거나 회의 중이었다”며 “문을 열려놨다고 하는데 기업이 느끼는 체감은 전혀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 과장은 “은행권이 너무 자기방어에 집중하면서 기업을 외면하고 있다”며 “BIS 기준이 조금 낮더라도 중소기업 지원에 집중됐다는 게 확인되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했다.
성토가 이어지자, 은행권이 자세를 낮췄지만, 대부분 ‘검토하고 있다.’, ‘노력하겠다.’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송인천 국민은행 서지역본부장은 “기업들의 얘기를 들으니 자괴감이 들고 송구스럽지만, 현실은 현실”이라며 “연말까지는 BIS 비율 맞추고 노력해야 대출 능력도 생긴다”고 말했다.
김갑회 신한은행 충청호남본부장은 “은행도 자금 사정이 좋지 않지만, 중소기업 대출에 최우선 역점을 두고 있다”며 “만기도래 되도 연장해주고 중소기업 대출 실적을 실적으로 반영할 정도”라고 했다.
송광헌 제일은행 충청지역본부장은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상품이나 연구개발 제품을 개발 중”이라고 했고, 주낙진 시티은행 대전지점장은 “기업들도 업종전환과 사업다각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희중 외환은행 충청영업본부장은 “기업 대출을 담당하는 상무와 여신본부장이 중소기업 특별대책반을 구성, 별도로 관리하고 있지만, BIS와 유동성 문제 때문에 어렵다”고 말했다.
조성길 우리은행 충청영업본부장은 “중소기업 전담 사업본부 주관하에 대책들을 수립, 시행하고 있다”고 했고, 박종덕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 상무는 “다음 주에 대전시와 구체적인 지원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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