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경기 침체로 업체들이 몸을 사리고 있는데다가 통상적으로 겨울분양은 성공을 장담하기 힘들어 내년으로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지역 주택건설업계에 따르면 분양을 계획했던 업체들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분양일정을 조정하고 있다.
이달이나 다음달 분양을 예정했던 학하지구 ‘리슈빌’(계룡건설) ‘오투그란데’(제일건설)와 서남부지구 ‘우미린’(우미건설), ‘예미지’(금성백조주택), 동구 낭월동 ‘e-편한세상’(대림산업) 등이 모두 내년으로 분양일정을 미루고 있다.
우미린의 경우 인근의 오투그란데 모델하우스 화재 여파로 분양이 연기된데다가 경기침체가 더해 자연스레 분양일정이 연기되고 있다.
리슈빌과 오투그란데는 주택경기 침체와 금융위기가 겹쳐 분양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예미지 역시 주택경기 침체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판단, 분양일정을 보류한 상태다.
업체들로서는 자칫 무리하게 분양했다가 엄청난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모험을 하지 않으려는 것이다.
지난 12일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신성건설(시공능력평가 41위) 역시 대구 등지에서 무리한 분양을 추진했다가 대규모 미분양 사태로 인한 자금압박이 결정타를 날렸기 때문이다.
시공능력평가 21위인 계룡건설마저도 이같은 사태를 우려해 분양일정을 잡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규모가 작은 업체들로서는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유다.
아울러 전국적으로 불고 있는 분양가 할인추세도 업체들의 목을 죄는 형국이다.
대전과 용인 등지에서 할인분양에 나서자 기분양자들이 분양가 할인 소급적용을 요구하며 단체행동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민간건설업체들의 신규공급이 줄어들어 향후 2-3년 이내 주택수급에 불균형이 초래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
이렇게되면 전세대란 등 다시 집값이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높아 서민들의 고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건설업체 관계자는 “국내경제는 물론 세계경제가 불안정한 상황이어서 대부분 업체들이 분양계획 자체를 세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장 상황이 나아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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