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철]오바마가 쏘아올린 희망이라는 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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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철]오바마가 쏘아올린 희망이라는 불꽃

[기고]박영철 대전예고 이사장

  • 승인 2008-11-13 00:00
  • 신문게재 2008-11-14 20면
  • 박영철 대전예고 이사장박영철 대전예고 이사장
미국의 선택은
▲ 박영철 대전예고 이사장
▲ 박영철 대전예고 이사장
원칙과 이상이었다.

2008년 11월 4일. 인류 역사의 새로운 획이 그어지는 날이었다. 미국의 대통령선거일. 지구촌의 모든 시선이 숨을 죽이며 21세기 유일의 초강대국 미국의 선택을 기다렸다. 그리고 역사상 어느 나라도 선택할 용기를 가지지 못하였던 위대한 선택을 미국민 자신들의 손으로 한 순간이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잔혹한 노예제를 가지고 있었던 그들이었기에 자신들의 바꾸어 놓은 11월 4일의 선택이 더욱더 남다른 의미였을 것이다.

그들의 선택한 새로운 변화의 길은 미국만의 길이 아닌 전 지구적 선택이자 과거가 아닌 미래에 대한 선택이었다. 수 많은 미국인들, 그리고 미국 밖의 지구촌 곳곳에서 우리는 진정한 새로운 역사가 쓰여지는 것을 보았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인으로 성장한 그가 미국인들에게 보여 준 것은 희망뿐 아니라 세계 1등국민으로서 자긍심도 있다. 지난 수십년간 잃어버렸던 그 민주주의에 대한 정신적 자긍심을 다시금 심어 준 것이다.

현 경제적 위기가 오바마를 당선 시켰다고들 많이 이야기 하는 것 같다. 필자 오바마 승리에 경제가 가장 큰 역할을 하였다는 것을 굳이 부정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단순히 9월의 경제위기가 모든 것을 설명하여 줄 수는 없다. 모든 초점을 9월과 단순한 부시정부의 실정으로 돌리기엔 오바마의 메시지가 너무도 강렬하다. 9월 이전, 오바마를 여기까지 이끈 오바마 마니아들의 출현은 부시의 실정도 9월의 경제위기와도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경제 위기, 부통령후보의 자질, 맥케인 개인의 역량 그리고 부시정권의 실정 등이 복합적으로 오바마의 승리를 확정지어 준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은 너무나 큰 역사적 선거에서의 지엽적 문제이지 미국민들이 진정으로 새로운 대통령에게 바랐던 바는 아니었던 것 같다.

미국인들은 오바마에게서 지난 수십년간 보지 못하였던 그 무엇을 발견한 것이다. 그것은 오바마가 가지고 있는 순수성과 열정에서 뿜어져 나오는 오랜기간 그들의 현실에서 잊혀져 가고 있었던 민주주의의 원칙과 이상이었던 것이다. 2004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오바마는 미국 민주주의의 가치를 이야기 하여 스타덤에 올랐다. 그 시절 정치 초년병 오바마가 주장하였던 내용은 4년 뒤 자신의 역사적 대통령 수락연설과 일치한다. 민주주의와 자유를 이야기하고, 기회와 희망을 이야기 하며, 통합과 포용을 이야기 했다. 그리고 전쟁과 파괴가 아닌 평화를 이야기 하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는 미국과 인류가 걸어온 굴곡의 역사와 진보를 106세 할머니의 눈으로 이야기하였다. 그는 과거를 돌아볼 줄 알았고 과거로부터 미래의 꿈을 이야기하였다.

전 세계가 열광하고 있는 미국발 오바마 신드롬의 실체는 사실, 링컨이 쟁취하고자 하였고 케네디가 열망했으며 마틴 루터 킹 주니어가 꿈꾸어 왔던 누구나 알고 있는 만인은 법 앞에 평등하며 모든 사람은 행복할 권리를 가진다는 민주주의 기초이었던 것이다. 그는 그것을 4년간 주창하였고 그것으로 적어도 이 시대에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미국의 흑인 대통령으로 선출 된 것이다. 왜 베를린에 20만이 모이는가, 왜 콧대 높은 유럽인들이 오바마에 열광하는가를 조금 더 깊게 생각해 본다면 그가 인류의 공통된 가치를 이야기 하기 때문이다.

필자의 시각으론 오바마 시대의 앞날은 밝다. 물론 해결 불가능할 것 같은 난제들이 그 앞에 놓여있지만 생각보다는 슬기롭게 헤쳐 낳아갈 것 같다는 생각과 희망을 할 수 있는 것은 그러한 문제들을 오바마나 민주당만이 해결해 나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수 많은 미국인들이 그에게 힘을 실어 줄 것이다.

더 나아가 이미 오바마정부는 지구촌 거의 모든 나라들의 협조를 얻을 기반을 닦았다. 부시 행정부의 일방주의에 지친 많은 나라, 수 많은 사람들의 참여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들어서기 전 이미 오바마 정부는 반이상의 우군을 확보해놓은 셈이다. 무력과 돈이 절대로 미국의 지위를 지켜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는 너무도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는 무력이나 돈 대신 가치를 선택한 것이다. 지금 그는 그것을 미국적 가치라 평하지만 사실 그것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이다. 그 가치를 쟁취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는가를 생각해 보자. 이러한 그의 언어는 세계 곳곳에 노동자, 지식인, 자본가, 기업인 그리고 정치인들조차 그의 연설 중 눈물을 종종 보이곤 한다. 이는 오바마 개인에 대한 눈물과 사랑이라기 보다 그가 주창하는 잃어버닌 인류의 오래된 꿈에 대한 애정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 같다.

많은 한국의 언론과 정치권에서 새로운 미국대통령의 당선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듯하다. 또한 한미FTA등에 미칠 영향 등에 신경을 쓰는 것 같다. 그러나 그와 새로운 세대가 공유하는 원론적 가치에 대한 이해가 없이 인맥만 만든다고 될 문제일까 한번 생각해 본다. 가치관과 원칙과 이상에 대한 공감없이 만드는 인맥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한번 되돌이켜 본다. 이제 세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열리고 있음에도 우리는 이러한 흐름을 파악하지 못하고 단순히 자동차 몇 개 더 팔고 들 파는 문제를 핵심과제로 올려 놓는다면 21세기 대한민국의 선진화는 요원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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