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용균]잔여주의 복지체계와 공무원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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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용균]잔여주의 복지체계와 공무원의 자세

[NGO소리]오용균 시인ㆍ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장

  • 승인 2008-11-12 00:00
  • 신문게재 2008-11-13 20면
  • 오용균 시인ㆍ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장오용균 시인ㆍ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장
▲ 오용균 시인ㆍ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장
▲ 오용균 시인ㆍ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장
필자는 얼마 전 생전 처음으로 말로만 듣던 호주와 뉴질랜드를 다녀왔다. 우리보다 선진화 된 나라를 보고 배운다는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으며 보람이 있으리라는 기대와 선진복지국가 모형을 갖추고 있다는 나라에 대해서 말과 글로만 접했었지 직접 보지는 못했던 터라 내심 엄청난 기대감에 부풀어 방문 길에 올랐다.

방문 예정지인 호주의 장애인복지시설 공장안에는 성인장애인들이 꼼꼼하게 만들어 낸 제품들이 완성품이 검수를 통해 판매처로 실려 나가고 있었다. 국가에서 장애인생산품을 구매토록 하는 강도가 우리보다 접근법이 달랐다. 뉴질랜드 NGO단체의 하나인 사단법인 지적장애인협회(IDEA)는 지방정부의 지원으로 지적장애인의 문제를 해결 해 나가는 특별한 정책을 가지고 있어 지적장애인은 물론 부모들의 삶의 질을 높여 주고 있고, 장애인자립생활지원과 활동보조서비스 등이 잘 이루어지고 있었다.

최근 대전시의회 교사위원장 중심으로 중증장애인자립생활지원을 위한 조례제정 정책간담회가 있었고, 장애인복지과에서는 대전시장의 관심사항 중 하나인 장애인복지시설과 관련된 새로운 조례제정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렇듯, 우리 주변에 조례가 필요 한 것은 조속히 제정하고, 효율성이 떨어지는 조례는 폐기시켜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므로 공무원의 동조과잉(同調過剩)이나 번문욕례(繁文縟禮)현상으로 업무의 능률화에 저해되는 문제점을 예방하고, 민원인의 발목을 잡는 조례가 되는 것은 과감하게 정비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아도 여러 공무원이 민원인과의 갈등으로 시달리는 데, 꼭 필요한 업무는 조례로 명확히 해둘 필요가 있다.

아울러 당부하고자 하는 것은 장애인 문제는 타당성과 필요성 그리고 형평성을 고려하여 상호적 이해를 통해 해결되는 융통성이 필요하다. 혹, 장애인에게 ‘우리는 호주나 뉴질랜드가 아니다’라고 간단하게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자랑스럽게 대답한다는 것도 우문현답(愚問賢答)에 불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한국 사회가 워낙 잔여주의 복지체계에 익숙해져 있어서 특정계층을 겨냥한 무언가 관심을 끌만한 프로그램을 찾고자 했던 필자에게 호주나 뉴질랜드에서의 경험은 지방정부의 지원정책은 무엇보다도 실천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있음을 새삼 깨닫게 해주었다. 실제, 호주나 뉴질랜드 국민이 내는 세금은 환경·복지·교육·산업ㆍ문화 등의 역할에 각각 명확하게 쓰는 것이 범정부적이며, 세금은 복지를 위해 상당한 예산을 할애하고 있다.

만약, 우리 사회가 잔여주의 복지체계를 해결해야 한다는 상당한 정도의 국민적 합의에 도달하게 된다면 호주나 뉴질랜드의 사례에서 보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도 인간이 생을 누리는데 불편이 없도록 국가나 사회가 보장해 주는 제도적 장치가 완벽하게 이루어지고 사회안전망을 견고하게 구축해 나가는 새로운 복지체계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 보면 장애인 단체나 개인은 권리만 요구하고, 책임을 대전시에 전가시키려는 해묵은 시각을 이제 교정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우리의 권리와 의무도 균형을 이루어야 하고, 대전시의 책임과 개인의 책임도 균형을 이루어야 진정한 민주주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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