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건설업체측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실수요자들은 애초부터 고분양가를 책정, 의도된 분양전략이라는 것이다.
11일 주택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미분양 대란 여파와 최근 미국발 금융위기로 유동성 악화가 심화되면서 업체들이 자구책의 일환으로 파격적인 할인분양에 나서고 있다.
▲할인분양, 어디 = 대전 대덕구 석봉동에 2312가구를 공급중인 풍림산업의 금강엑슬루타워는 지난 6일부터 3일간 공급분의 절반인 1156가구를 분양가 25% 할인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분양을 실시했다.
지난달 말 특별공급과 1∼3 순위 청약에서는 단 5가구만 접수했지만 할인분양에서는 평균 청약률 1.28대 1이라는 기대 이상의 결과를 가져왔다.
또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신봉지구에서 분양중인 동일토건의 신봉 동일하이빌 2, 4블록 868가구는 분양가를 4∼10%까지 할인해주기로 했다.
이 아파트는 분양 당시 3.3㎡당 1547만 원에 공급돼 고분양가 논란을 빚었으며 최근 인근 지역 아파트값 하락으로 많은 물량의 미분양이 발생하자 건설사가 자발적으로 분양가를 낮추기로 한 것이다.
임광토건도 13일부터 용인시 상하면 ‘임광그대가’ 아파트 분양가를 11∼15% 인하해 팔기로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업체측과 실수요자들간 할인분양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실정이다.
▲유동성 확보, 불가피한 조치 = 주택건설업체측은 주택경기 침체로 인한 미분양 여파와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유동성 악화를 헤쳐나가기 위한 자구책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또 주택경기가 장기 침체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고 활성화시켜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풍림산업 관계자는 “주택경기 침체 극복과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이라며 “아울러 수면 밑에 가라앉은 실수요자들을 끌어내 침체된 주택경기에 바람을 불어 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의도된 할인, 실수요자 반발 = 업체들의 할인분양에 대해 실수요자들은 애초부터 고분양가를 책정해 놓고 이를 할인해주는 것처럼 눈속임을 한다는 주장이다.
또 할인 분양할 경우 기존 모델하우스에 설치된 마감재와 달리 할인된 가격을 맞추기 위해 저급한 마감재 등을 사용, 부실 우려도 있다는 것이다.
직장인 엄 모(43)씨는 “업체들이 당초 손익계산에서 이윤을 조금 줄여 주는 것에 불과한 허울 좋은 마케팅 전략”이라며 “그동안 업체들이 얼마나 많은 이윤을 챙겼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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