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소장 한기호)가 발행하는 격주간 출판 전문지 <기획회의>는 최근호에서 올해 한국 출판계 키워드 50개를 선정하고 그 중 ‘자기치유’를 대표 키워드로 선정했다.
물질이나 권력을 획득하는 매뉴얼보다 마음을 치유하는 책, 먼 미래보다는 오늘 하루를 어떻게 충실히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책들이 주류를 이룬 것이다.
‘자유치유’의 경향은 일곱 가지 양상으로 세분화된다. 이 가운데 간절히 원하기만 하면 성공과 부를 거머쥘 수 있다는 <시크릿>, ‘응원’의 메시지를 담은 공지영 산문집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팍팍한 인생 팔팔하게 살아보자’는 이외수 에세이<하악하악>을 꼽았다.
어려웠던 과거를 돌아보는 황석영의 <개밥바라기별>과 김려령의 <완득이> 등 도 ‘자기치유’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는 흐름으로 꼽혔다. 죽음을 통해 삶의 소중함을 일깨운 랜디 포시 교수의 <마지막 강의>와 섬세한 감성으로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심리학 서적들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촛불정국 당시 수많은 사람들이 다음 아고라에 직접 글을 쓰며 자신의 마음을 달랜 것도 ‘자기치유’의 경향으로 꼽혔다.
기획회의는 이와 함께 경제위기, 먹을거리, 인터넷 연재소설, 출판 콘텐츠의 영상화, 글쓰기, 영 어덜트, 스토리텔링 만화, 온라인 서점 집중화, 어린이용 자기계발서, 국방부 선정 불온서적, 죽음, 문고본 르네상스 등을 올해 출판계 주요 키워드로 선정했다.
한 소장은 “최근 사회 전반에 불어 닥친 위기감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독서시장에서 자기치유 열풍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기획회의는 2006년 ‘나만의 행복추구’, 2007년 ‘현명한 삶’을 ‘올해의 키워드’로 선정한 바 있다. 한편 ‘기획회의’에 따르면 일본의 출판전문월간지 ‘편집회의’는 우울, 환경과 비즈니스, 이기는 조와 지는 조, 가쓰마 가쓰요(경제평론가), 소설 ‘게 공선’, 구글 등을 올해 출판계 키워드로 꼽기도 했다./권은남 기자 silver@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