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경태 대한병원행정관리자협회 대전·충남도회장 |
미국에서 흑인 대통령의 당선은 1776년 미국독립선언 후 232년 만에 처음으로 링컨대통령의 노예 해방 선언 후 146년, 흑색 차별에 항거한 루터킹 목사의 민권운동이후 45년 만에 맞는 기념비적인 ‘정치적 사건’이다.
47세의 초선 상원의원이 ‘희망’과 ‘변화’라는 코드로 인종, 민족, 세대, 계층의 장벽을 뛰어넘는 미국대통령의 등극을 예약했기 때문이다.
케냐출신 아버지와 미국의 중산층 백인 어머니 사이의 혼혈아로 태어나 어린시절 손가락질의 대상으로 마약까지 손을 댄 열등감과 절망에 가득 찬 소년이 ‘희망’을 가슴에 품고 하버드 법대를 졸업하고 인권변호사, 주 상원의원, 연방상원의원을 거쳐 정치입문 12년 만에 정상에 등극한 버락 오바마.
솔직함과 진정성으로 대중을 사로잡고 미국인들의 ‘변화’를 내세워 흑색 돌풍을 일으킨 그는 47년 인생여정의 굴곡 많은 인간승리의 주인공이 아닌가 한다.
한편, 5년간의 베트남전 전쟁포로, 집권여당의 대선후보인 공화당 존 매케인에 기적은 찾아오지 않았는데 변화를 갈망하는 미국사회 저변의 흐름 앞에 출구조사 결과에 승복한 매케인은 ‘오랜 여정을 끝내야 할 때가 됐다면서 역사적인 승리를 통해 자기 자신과 미국을 위해 대단한 일을 해낸 오바마에게 박수를 보낸다’라 했다 한다. 역시 깨끗한 선거 매너가 잔잔한 감동을 준다.
또한, 늘씬한 몸매에 우아한 품위를 갖춘 미국의 첫 흑인 예비 퍼스트레이드인 미셀여사는 왕성한 사회활동으로 일찍이 언론의 주목을 받아왔으며 수개월간 보수세력으로부터 ‘불만에 찬 흑인여성’이라며 집중 공격을 받았으나, 선거운동이 진행될수록 군인가정과 여성노동자들을 방문 하는 등 틈새를 공략하고 곳곳에서 청중동원능력을 과시하는 등 갈수록 빛을 발하는 ‘흑진주’라는 평을 받았다 한다.
공화당 부시 정권을 교체한 미국 민주당은 14년 만에 행정부와 의회를 장악했는데 오바마 시대는 우리정부의 정책운영과도 많은 영향을 끼칠 것이 자명하다.
먼저 우리나라와의 관계를 규명해 보면 양국의 통상문제는 FTA비준 동의를 얻지 못한 상황에서 자동차 부분 등에 있어 여러차례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으며 보호무역주의로 회귀도 배제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수출주도형인 한국경제도 변화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대북문제를 보면 김정일 위원장과 만나고 북·미간 본격적인 협상을 하고 외교대표부를 설치하겠다고 밝혔으며 북한의 통미봉남(通美封南) 기조가 견고해지면 우리정부는 설 자리를 잃게될 개연성이 있다.
또한 당선자가 제시했던 의료정책 공약은 미국인 상당수가 의료보험 적용을 받지 못해 치료의 기회를 잃고 있다며 전 국민이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전 국민의료보험제도를 천명 했으며, 미국내에서 의료보험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아시아계 이민자들을 겨냥해 이들에게 실직적인 의료보험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들이 보다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병원들의 의료서비스 질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여 질적 향상을 유도 하고, 제약회사들의 과다 이윤추구를 의료개혁의 가장 큰 장애물로 지적하고 경쟁을 통한 낭비적 요소를 줄이고 비용을 조정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한다.
무엇보다도 한국과 미국관계의 조정이 예상 되는데 양국의 동맹관계가 준수하지만 국익과 국익이 충돌 시 필요한 갈등을 유발할 수 있어 긴밀한 공조체제에 인색하지 말아야 하고 오바마 시대가 가져올 미국 및 세계변화에 차분하게 대응하면서 한미 관계를 국익극대화의 방향으로 끌고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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