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정법률상담소가 충남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유채영 교수와 지난 4월 7일부터 3개월간 가정폭력문제로 상담을 받는 성인 남성 12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행위자의 59.1%가 음주상태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응답자의 93.1%가 지난 1년간 술을 마신 적이 있는 현재 음주자였다. 이중 적정 음주 빈도 수준을 넘는 주4회 이상 음주자가 19.7%였고 거의 매일 폭음을 하는 비율도 15.8%나 됐다.
주 4회 이상 음주를 하는 행위자들을 연령별로 보면 20~30대 10.3%, 40대 24%, 50~60대가 26.1%로 나타나 중년층 행위자의 음주 빈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만한 것은 가정폭력 행위자의 59.1%가 음주상태에서 폭력을 행사했다는 점이다. 가정폭력 발생 시 음주상태를 살펴보면 행위자의 59.1%, 피해자의 25%가 음주상태인 것으로 나타나 음주문제가 가정폭력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음주문제에 대한 문제인식이 없거나 변화가 필요하지 않다는 행위자들이 많아 ‘음주문제 교육’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가정폭력 행위자 중 자신의 음주행동에 대해 문제인식이 없거나 변화가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이 43.2%나 됐기 때문이다. 반면 자신의 음주습관에 대해 고민하는 행위자는 19.8%인 것으로 조사됐다.
박소현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상담위원은 “음주습관 변화 여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이들을 위해 전문적인 상담 제공이 필요한 때”라며 “상담소에서는 지속적으로 통합적인 음주문제 상담을 실시할 계획이며 배우자 상담도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음주문제가 심각한 행위자일수록 심리적 폭력과 상해 정도가 더 심했고 폭력 허용도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우울과 적대감 증상을 더 지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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