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근]대전미술 빠진 10주년 아쉽다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최영근]대전미술 빠진 10주년 아쉽다

[문화초대석]최영근 한남대 미술대학 교수

  • 승인 2008-11-09 00:00
  • 신문게재 2008-11-10 20면
  • 최영근 한남대 미술대학 교수최영근 한남대 미술대학 교수
▲ 최영근 한남대 미술대학 교수
▲ 최영근 한남대 미술대학 교수
금년, 대전시립미술관은 개관 10주년을 맞고 있다. 10년이라는 시간은 대부분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대전시립미술관에서는 개관 10주년의 의미를 뚜렷이 제시하는 짜임새 있는 전시기획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개관 10주년이라면 대전미술을 전체적으로 조망하고 비젼을 제시하는 전시가 진행되어야하며, 10주년의 좌표를 점검하는 세미나 등이 진지하게 이루어져야 될 것인데 그런 분위기를 전혀 감지할 수 없다.

대전시립미술관의 2008년 전시일정을 보면 지역의 주요 공모전을 겨울로 돌릴 만큼 중요할 것 같지 않은 외국회사의 기획이나 외국작가 순회전을 3건이나 유치한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기획전은 8건이나 되지만 연례행사이거나 미술관 자체행사의 성격을 갖는 것뿐이어서 개관 10주년의 핵심전시는 ‘이종수전’과 ‘대전미술하나전’ 2건 정도인 셈이다.

그러나 ‘이종수전’은 존경받는 대전의 원로작가의 전시라는 것 이상의 특별한 의미를 끌어내지 못하였다. ‘이종수전’이 신선미가 떨어진 것은 이미 1년 전 이 지역에 있는 사설미술관에서 했던 전시인데다 그때의 전시보다 진일보한 새로운 접근도 없었고 오히려 전시규모와 공간연출, 그리고 팸플렛 제작 등이 관람객의 기대를 전혀 충족시키지 못했다.

따라서 실제적인 핵심 기획전은 시립미술관의 프랑스 코드에 구색을 맞춘 ‘세브르도자기 특별전’인 셈인데, 이는 분명 별도의 기획이 필요 없는 순회전이었을 뿐이다. 동시에 열린 ‘이종수전’은 지역작가를 달래기 위한 끼워 넣기 전시였다는 느낌을 전시를 관람한 지역민이라면 누구라도 감지했을 것이다. 공간의 배정과 전시연출에서 그랬고 전시비용면에서도 대표적 지역작가를 홀대한 느낌은 지울 수 없다.

이종수 선생은 순수예술적인 도자세계를 추구한, 토속적이고 서민적인 미적 정서를 탐구해온 작가이고 ‘세브르도자기전’은 프랑스 왕실의 생활도자기를 생산한 제작소의 작품을 전시한 만큼 비교의 기준이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다. 굳이 도자분야를 개관 10주년의 중요전시로 기획했다면 도자분야에 대한 폭넓은 연구를 토대로 준비되어야 했을 것이다.

혹시 평판 높은 지역작가의 작품과 프랑스 도자제작소의 유명세에 의존하면 대전시립미술관의 평판도 함께 좋아질 것이라 생각했던 것일까. 안이한 전시행정의 전형이 아닐 수 없다. 굳이 외국작품을 초청한다면 이종수 선생의 작품과 비교의 기준이 유사한 작가들을 선정하는 것이 선생의 작품세계를 더 돋보이게 하고 전시의 가치도 더 높아졌을 것이다. 예를 들어 오랜 도자문화 역사를 지녀온 중국, 일본 등 동양문화권 3국의 유명작가와 이종수전을 비교해보는 전시가 대전시립미술관 개관 10주년을 위한 더 좋은 아이템은 아니었을까?

프랑스가 이제는 세계미술의 중심이 아니라는 것은 미술계가 다 아는 일인데 언제까지 프랑스에 관련한 것이면 아무 문제의식 없이 시민의 세금을 쏟아 부어야하는 것인지 의문스럽다. 대전시립미술관은 지역미술의 발전에 당연히 기여해야하며 일반시민들에게 미술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해야한다. 더 중요한 것은 대전미술계에 대한 진솔한 애정을 가지고 미술기획에 진정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찾아가는 마을돌봄서비스 ‘마음아 안녕’ 활동 공유회
  2. "내 아기 배냇저고리 직접 만들어요"
  3. "우리는 아직 청춘이야"-아산시 도고면 주민참여사업 인기
  4. (주)코엠에스. 아산공장 사옥 준공
  5. 아산시인주면-아름다운cc, 나눔문화 협약 체결
  1. (재)천안과학산업진흥원, 2024년 이차전지 제조공정 세미나 개최
  2. 천안문화재단, '한낮의 클래식 산책-클래식 히스토리 콘서트' 개최
  3. 충남 해양과학고 김태린·최가은 요트팀 '전국체전 우승'
  4. 천안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대응 총력
  5. 천안시, 직업소개사업자 정기 교육훈련 실시

헤드라인 뉴스


`15억 원 규모 금융사기`…NH농협은행서 발생

'15억 원 규모 금융사기'…NH농협은행서 발생

NH농협은행에서 15억 원대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NH농협은행은 25일 외부인의 사기에 따른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사고 금액은 15억 2530만 원, 사고 발생 기간은 지난해 3월 7일부터 11월 17일까지다. 손실 금액은 확정되지 않았다. 금융권 등에 따르면 해당 차주는 서울의 한 영업점에서 허위 임대차계약서를 제출하고 부동산담보대출을 과도하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은 이번 사고가 외부인에 의한 사기에 따른 것으로 보고, 수사 결과에 따라 형사 고소나 고발을 추가로 검토할 예정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수사기관..

이장우 대전시장 "유성구 트램으로 더 발전 할 것"
이장우 대전시장 "유성구 트램으로 더 발전 할 것"

이장우 대전시장은 자치구 방문행사로 대전 발전의 핵심 동력인 유성구를 찾아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을 통한 유성 발전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25일 유성구 청소년수련관에서 정용래 유성구청장과 구민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민선 8기 2년간의 성과를 공유하고 자치구 현안과 구민 건의사항에 대한 지원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28년만에 착공을 앞둔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을 설명했다. 이 시장은 "시에서 했던 일들 중 가장 무기력했고 시민들에게 큰 피해를 줬다고 평가받던 도시철도 2호선 사업이 기본계획이 수립된지 28년만인 다음달 말..

충청권 기름값 2주 연속 오름세 `이번주가 가장 싸다`
충청권 기름값 2주 연속 오름세 '이번주가 가장 싸다'

충청권 기름값이 2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특히 다음 달 유류세 인하 폭 축소가 예정되면서 운전자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2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0월 넷째 주(20∼24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직전 주 대비 리터당 1.47원 상승한 1593.06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경유도 0.83원 오른 1422.31원으로 나타났다. 10월 둘째 주부터 2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지만, 상승 폭은 다소 둔화됐다. 대전·세종·충남지역 평균가격 추이도 비슷했다. 이들 3개 지역의 휘발유..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4 전국 어르신 가족사랑 파크골프대회 ‘성료’ 2024 전국 어르신 가족사랑 파크골프대회 ‘성료’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