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은 지난 6일 중앙시장 이벤트홀에서 열린 동구 평생학습 교육아카데미에서 자신의 나이를 올해 78세라고 밝히며 “요즘 노인들 사이 화두가 ‘9988124’로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하루 이틀 만에 저세상으로 간다는 것이라는데 나의 소망은 ‘8888-999’”라고 말했다.
▲이인구 계룡건설 명예회장 |
이 회장은 지난해 자신의 77세 생일인 희수를 맞아 대전시 유성구 봉명동 유성천 둔치에 조성되는 생태공원인 시민의 숲 조성비용 100억 원을 대전시에 기증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이어 “일제 치하는 물론 해방, 독재정권, 민주화 운동, 경제 성장과 위기 등 우리나라 역사와 함께하는 격동기를 살아온 사람으로서 정상이 아닌 우리 경제의 현실을 보면 답답하다”며 “미국발 금융위기로 잘못하면 IMF 때보다 더 심한 시련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1970년 창업한 계룡건설을 경영한 경험들을 IMF 외환위기 등 당시 경제 상황과 접목시켜 설명한 이 회장은 “1993년 금융실명제가 시행으로 공공연히 사채를 사용하던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었는데 1988년 13대 총선에 나설 생각으로 회사 장부와 은행 잔고를 일치시키고 사채를 없애고 회사 규모를 줄이는 바람에 무사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또 “14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15대 때 당선되면서 야당생활을 하며 정치적 보복과 괘씸죄가 따르지 않을까하는 우려에 은행 빚도 쓰지 말자며 1996년부터 ‘무차입 경영’을 했는데 이 덕분에 1997년 IMF외환위기를 견딜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경제인답게 이 회장은 “돈은 거짓말을 못하는 것으로 빌렸으면 갚아야 하고 못 갚으면 부도가 나는 게 당연하다”면서 “우리나라 가계대출이 500조 원이 넘어 가구당 3000여만 원의 빚을 지고 있는 상황에서 빚내서 해외여행 다니고 조기 유학으로 수백억씩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 한심하다”고 질타했다.
골프관광과 무분별 조기 유학을 ‘망국병’이라고 지적한 그는 “자기만족을 위해 자녀를 이용하지 말고 조상과 부모를 섬길 줄 아는 한국 사람으로 키워야 후회하지 않는다”고 쓴소리를 했다.
“대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이 동구로 최고의 명당”이라고 칭찬한 이 회장은 “명당인 만큼 우암 송시열 선생 등 시대를 호령하는 인재를 많이 배출한 곳이니 충효예를 겸비한 훌륭한 인재를 많이 길러내야 한다”고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이 회장은 계룡장학재단 이사장으로 지난 1992년 재단을 설립해 지금까지 8000여명의 지역 학생들에게 20여억 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