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탄방점 제품 배짱 판매

홈플러스 탄방점(옛 홈에버 둔산점)이 같은 상품을 인근 홈플러스보다 비싸게 판매해 소비자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이는 공정거래위원회가 홈플러스-홈에버 인수 조건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같은 가족인 홈플러스 둔산점까지 피해를 보고 있지만, 탄방점은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6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5월 홈플러스와 홈에버 기업 결합 조건 내용에는 자사 점포 중 경쟁사 대형마트와 인접해 실질적인 경쟁이 이뤄지는 점포는 주요 상품 가격을 비싸게 받으면 안 된다.

말 그대로 홈에버였던 탄방점의 상품 가격이 둔산점 상품 가격보다 비싸면 안 된다는 것이다. 같거나 낮아야 한다는 얘기다.

공정위는 지난 9월 전원회의에서 결정한 이 같은 내용을 지난달 30일 홈플러스 측에 최종 전달했다. 하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

본보 취재진인 6일 탄방점과 둔산점에서 판매되는 주요 상품(소비자 민감도가 높은 상품) 가격을 조사, 비교한 결과, 탄방점이 둔산점보다 적게는 20원에서부터 많게는 700원까지 차이를 보였다.

라면의 경우 둔산점은 농심 안성탕면(5입)을 2690원에 판매하지만, 탄방점은 2800원이다. 신라면(5입) 역시 탄방점(3000원)이 둔산점(2940원)보다 비쌌다.

부탄가스(4입)는 20원, CJ갈색설탕(2722㎏) 240원, 중력밀가루(1㎏) 60원, 휴지 모나리자 울트라 녹스(24R) 600원 등 탄방점이 비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이 뿐이 아니다. 자체상품(PB) 가격까지 달랐다.

PB상품으로 판매되는 모카골드커피믹스(100입)의 경우 둔산점에서는 8700원이지만 탄방점은 9400원으로, 무력 700원이나 차이를 보였다.

독점가능 상권에서 비교점포보다 가격이 높아서는 안 된다는 공정위와의 조건을 무시한 채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기업 결합이 이뤄지는 과정으로 홈에버 때 체결된 계약이나 재고품이 아직 정리가 덜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두 기업의 결합을 승인하는 내용의 공정위 의결서를 홈플러스 측에 전달했기 때문에 결합조건 2가지는 이미 시행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임병안 기자 victoryl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