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준성-화가의 옷(뮤지엄의 유령) |
과학은 이성적인 활동에 바탕을 두고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통해 실험을 거쳐 보편적인 증명이 가능해야 의미를 갖는 반면 예술은 주관적 경험을 중시하며 모호성을 불가피한 것으로 보거나 오히려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다름에도 불구하고 예술가와 과학자는 서로에게서 매력을 찾아내 왔다.
예술가는 과학을 통해 예술에 활용할 유용한 수단을 찾아내고 과학자는 자신이 증명해낸 세계를 설명하기 위해 예술을 필요로 해왔다. 이는 현대에 더욱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대전 과학기술대학(KAIST)교정에서는 오는 5일부터 12월 5일까지 ‘과학정신과 한국현대미술’展이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관장 김윤수)의‘찾아가는 미술관’사업 일환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카이스트와 공동 기획으로 현대미술이 시작된 이래 과학적 사고가 미술에 끼친 영향을 백남준, 오지호 등 국립현대미술관 소장작가를 비롯 KAIST 출신 작가 5명 등 모두 42명의 작품 78점을 통해 보여준다.
‘예술가에게 과학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는 광학, 컴퓨터 공학, 우주, 로봇, 기계공학, 나노연구, 고고학 발굴, 기하학 등 다양한 방면의 내용을 예술로 표현한 작품들을 카이스트 교정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 지호준-모바일랜드스케이프뉴욕 |
이어 KAIST 야외 잔디밭에는 기계 미학을 회화로 표현한 이상남의 ‘P/R(W+L6)’와 KAIST 건물 외벽에는 김영진의 거대한 물방울 영상작업 ‘액체-부드러운 벽’등 교내 곳곳에 작품이 설치된다.
또, 이상현은 화성탐사 작업을 표현한 ‘문워커’를 통해 우주와의 교신을 시도하는 퍼포먼스로 흥미로움을 더하게 된다.
특히 젊은 작가들이 직접 카이스트 과학연구실에 뛰어들어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연구과정을 조사해 과학자와의 교감 속에서 예술작업을 이끌어낸 작품도 선보이다.
▲ 양주혜-‘bor..ed, narcisse, bar-code’ |
공동 기획자 김정화 KAIST 교수는 “90년대 중반 이후 선보이기 시작한 예술과 과학을 주제로 한 전시들이 대부분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 이후 테크놀로지의 발달에 주목했다”며 “이번 전시는 과학적 사고가 작품 세계를 바꾸어 놓은 작가들에게로 관점을 맞춰 기획했다”고 전시 의도를 설명했다.
개막식은 11월 5일(수) 오후 3시 KAIST 대강당에서 열리며, 개막 당일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전시기획자와의 만남 등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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