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세금감면 등 각종 지원혜택을 제시하며 수도권 기업유치에 공 들여왔던 충청권 3개 시ㆍ도의 노력이 물거품 될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대전과 충남ㆍ북의 취업자 수가 감소하고, 공장 확장을 위해 부지를 물색하던 기업들이 수도권으로 눈을 돌리는 등 수도권 규제 완화 여파가 충청권 경제계를 흔들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849)과 비교할 때 무려 20.8%(117곳) 줄어든 수치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서해안과 천안, 아산 등을 중심으로, 비약적 발전을 이뤄온 충남의 기업 입주율이 줄어든 것은 이번 처음이다.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서해안 전진기지인 당진으로 지난해 236곳에서 올해 147로 급감했다.
충남 발전의 또 다른 핵심축인 아산과 천안도 각각 22.2%, 13.8% 감소하는 등 충남 경제 발전을 주도한 지역이 타격을 입고 있다.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최대 국정과제로 추진해왔던 참여정부와는 정 반대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국토해양부가 양승조 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2000∼2007 수도권 기업 지방이전 현황 분석 결과, 지난 8년간 1,614개 업체가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전했다. 이중 참여정부 5년간 지방을 선택한 기업은 무려 1,414곳에 달했다.
참여정부의 혜택을 가장 많이 봤던 곳은 충남으로, 모두 370곳의 기업이 이전해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수도권과 가까운데다, 국토의 중심지라는 이점 때문이었다. 충북 역시 191곳의 기업을 유치해 전국 4위를 차지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기업들이 지역을 등지고 있다. 정부 출범 초부터 수도권 규제 완화 의지를 내비친 후부터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수도권은 금융과 유통 등 우리나라 경제의 중심인 만큼, 기업들은 항상 기회를 노려왔을 것”이라며 “수도권 규제 완화는 오랫동안 공들여온 지역균형발전을 허무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기업들의 수도권 이전으로 인한 문제는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대전지방노동청이 4일 발표한 대전ㆍ충청 9월 취업자 수 현황에 따르면, 대전ㆍ충청지역 취업자는 241만 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만 2000명이 감소했다. 전국적으로 11만 2000명이 증가한 것과 대조된다.
특히, 충남의 취업자 수는 4만 7000명이나 줄었다. 급감한 것이다. 그것도 경제에 가장 민감한 업종에서 대폭 줄었다.
충남지역 산업별 취업자 수는 건설업, 도소매ㆍ음식숙박업 취업자 수가 전년 같은 달보다 각각 19.4%(1만 4000명), 9.5%(1만 9000명) 감소했다.
이들 업종은 경기민감 업종으로, 매출부진,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기업 채산성 악화 때문이다. 체감경기가 어두워 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 그나마 소비를 주도했던 기업까지 지역을 떠나면서 지역 산업 전반에 여파가 미치고 있다.
이벽규 충남대 경영경제연구소 전임 연구교수는 “기업은 수익이 남는 곳을 찾아가기 마련”이라며 “수도권 규제 완화는 자치단체들이 오랫동안 쌓아온 각종 성과가 무너뜨릴 것”이라고 말했다./윤희진 기자 heejiny@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