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행위 뒤에는 보조금 지급의 제도적 허점도 자리 잡고 있어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5일 충남경찰청과 금산경찰서에 따르면 금산군이 농민들에게 지원한 보조금의 상당수가 눈먼 돈처럼 쓰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금산경찰서에 보조금의 예산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박모(35)씨 등 4명은 냉풍건조기 설치 서류를 허위로 작성하는 등의 수법으로 국가 보조금 4000만원을 타냈다.
이들은 금산군이 2007년 6월 8일 이후 설치한 냉풍건조기에 대해 최대 100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해주는 ’인삼류 건조실 현대화사업’을 악용한 것. 보조금 지급의 허점을 속속들이 파악한 건조기 설치업자의 도움이 있기에 가능했다.
설치업자 김모(38)씨는 박씨 등과 짜고 2006년에 이미 설치해 놓은 건조기를 2007년에 새로 설치한 것처럼 허위로 서류를 꾸며 보조금 2000만원을 부당하게 지급받았다. 보조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서류만을 검토하는 지자체로써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던 것.
또 다른 농민 2명은 건조기를 우선 설치한 뒤 철거하기로 설치업자와 공모해 보조금 2000만원을 교부받은 뒤 건조기를 다른 곳으로 옮겼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앞서선 지난 8월 벼 보관창고를 짓는데 드는 공사비를 부풀려 지자체의 보조금을 받아 챙긴 농민 1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공주시가 벼 보관창고를 짓는 농민들에게 1가구당 5000만원 한도 내에서 신축자금의 50%를 지원해 주는 ‘고 품질 벼 지원사업’을 악용해 5억 5000만원을 가로 챘다.
경찰 관계자는 “국가보조금을 ‘눈먼 돈’으로 인식하고 편취하는 사례가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기획수사를 벌인 결과 보조금 일부가 엉뚱한 곳으로 빠져 나간 사실을 확인했다”며 “보조금 제도 자체가 그만큼 허술함을 의미하는 만큼 각 지자체의 보조금 지급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조양수기자coolj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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