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운동 신성동 자선 골프대회 군 약속 번복으로 무산

“군(軍)이 하루아침에 주민과의 약속을 뒤집어 분통이 터집니다.”

유성구 자운동ㆍ신성동 주민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불우이웃돕기 자선 골프대회를 육군복지단 자운대 체력단련장(이하 골프장)에서 개최하려 했지만 자운대측이 주민과의 합의를 번복하는 바람에 무산됐다.

군의 일관성 없는 행정이 주민들에게 불신만 자초한 꼴이 되고 말았다.
지난 2002년 자운대 골프장 조성 사업 당시 자운동 신성동 주민들은 지역발전과 민ㆍ군 상생을 위해 ▲지역주민 채용 ▲종합 오ㆍ폐수처리시설 가동 ▲자운동ㆍ신성동 지역 불우이웃돕기 자선 골프행사 등 8개 사항을 군과 합의, 골프장 건설에 대해 조건부 찬성을 했다.

이 같은 합의에 따라 지난해 제1회 자선 골프대회를 개최해 600여만 원의 불우이웃돕기 기금을 조성했던 자운동ㆍ신성동 주민대표회는 올해도 제2회 자선 골프대회를 마련했다.

하지만, 자운대 골프장 측이 지난해와는 달리 참가자들에게 준회원에 해당하는 골프장 이용요금(4만 3700원)을 요구해 주민회는 지난주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자선 골프대회를 취소하고 말았다.

지난해 자선골프대회 참가비를 받아 최소한의 경비만 자운대 골프장에 지불한 뒤 불우이웃돕기 기금을 조성했던 자운동ㆍ신성동 주민회는 올해 골프장 이용료까지 부담할 경우, 불우이웃돕기 기금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대회 취소 결정을 했다.

자운대 골프장은 ‘민간단체 주최, 자선 골프행사를 위해 체력단련장의 사용료를 면제 할 수 없다’육군 법무관실의 법적 판단에 따라 준회원에 준하는 이용료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정든 고향을 골프장 건설에 내주며 군에 최소한의 요구를 하면 군과 8개항을 합의했던 주민들로선 자신들의 정당한 권리마저 빼앗긴 꼴이 되고 만 것에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자운동 신성동 주민회 관계자는 “불우이웃돕기 자선 골프행사 등 주민과의 8개 항을 합의하면서 군이 법적 검토 없이 했다는 말 밖에 안된다.”라며 군에 대한 신뢰에 의문을 제기하고 “이제 와서 이용요금을 내라는 것은 주민들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권은남 기자 silver@